2분기 영업익 9兆 넘을 수도… 일각선 10兆도DDR4 선수요 폭증 … HBM3E 출하량 확대 영향환율 하락세는 변수 … 2분기 100원 이상 감소
  • ▲ SK하이닉스 HBM3E 16단 구조 모형.ⓒ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E 16단 구조 모형.ⓒ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낼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범용 D램인 더블레이터레이트(DDR)4 수요와 고부가가치 제품인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출하량이 본격화하며 10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초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데는 크게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관건은 ‘어느 정도’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가 매출액 20조3244억원, 영업이익 8조772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망치가 현실화하는 경우 지난해보다 매출액은 23.8%, 영업이익은 60.4% 증가하는 것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하게 된다. 

    증권사별로 2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보면 IBK투자증권은 9조원, DS투자증권은 8조9000억원, DB증권 8조800억원 등 대부분 8조원대 후반에서 9조원 수준이다. 

    호실적 전망 배경으로는 DDR4와 HBM의 수요 증가가 꼽힌다. 우선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구형 DDR4 생산을 줄이면서 ‘막차 수요’가 폭증한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요 메모리 기업들이 DDR5와 HBM 등 차세대 제품군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면서 고객사들의 재고 확보 전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에 최근 DDR4 가격은 하루 만에 8% 폭등하는 등 활황을 맞고 있다. D램 가격이 5% 이상 오르는 것은 지진이나 가동 중단, 공장 폭발과 같은 극단적인 경우로 제한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관세가 본격화하기 전 재고 확보 움직임이 더해지며 메모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HBM3E 12단의 출하량 확대된 점도 SK하이닉스의 2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AI 시대 개화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1분기 HBM 시장 점유율 70%를 달성하는 등 시장 지배적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이 HBM3E 12단 제품으로 판매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12단 제품의 가격은 직전 8단 제품 대비 가격이 50∼60%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진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많이 팔릴수록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달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1조4759억원치 사들였다. 5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 1위다. 국내외 증권사들도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직전 거래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적정 주가는 27만7077원으로 1년 전 23만6250원 대비 17.3% 올랐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9만원으로 높혀잡았다. 

    다만 최근 환율 하락은 실적 상승세의 변수가 될 수 있다. 4월 초까지만해도 1470원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47분기준 1366원까지 내려갔다. 이번 분기에만 100원 넘게 내린 것이다. 통상 반도체 및 전자부품 업체들은 달러화로 거래하기 때문에 고환율이 실적에 유리하다. SK하이닉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이 10% 상승하는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에 6968억원 증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이를 상회하는 수요가 견조한만큼 실적에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