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2998.62로 연고점 경신 … 코스닥 동반 강세이스라엘-이란 군사 충돌에도 정책 기대감으로 랠리 지속AI·IT·증권 등 정책株 급등 … “내년까지 3240 도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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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 충돌에 따른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도 ‘허니문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새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과 상법 개정 등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삼천피'를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는 전장(2946.66)보다 26.94포인트(0.91%) 오른 2973.60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27포인트(0.45%) 상승한 2959.93으로 출발한 뒤 장중 2998.62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48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319억원, 26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거래량은 3억18만주, 거래대금은 7조9031억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도 개인(1억원)과 외국인(103억원)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0.79% 오른 783.39를 나타내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5억7192만주, 3조7541억원이다.

    앞서 국내 증시는 이재명 행정부 출범 이후 급등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9.23% 상승했다. 이는 뉴욕증시 3대 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5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2.05%), 나스닥 지수(3.07%) 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치며 중국 상해종합지수(1.23%), 홍콩 항셍지수(3.31%), 일본 닛케이225지수(0.91%) 등 주변국 증시 주요 지수도 웃돌았다. 코스닥 지수도 이 기간 5.84%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3일에는 이스라엘 공군이 이란을 공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당시 코스피·코스닥 시장 대형주 전반이 약세를 나타냈으며 채권 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란이 아랍권 중재국을 통해 미국에 휴전 의사를 전달해 전면전 확대 우려가 완화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이스라엘 측은 이란 최고 지도부 제거 의사를 밝히면서 공격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세에 몰린 이란에서 미국을 통해 휴전 의사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들 충돌의 단초 역할을 한 핵협상도 곧 체결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카타르, 사우디 등 여타 중동 국가들도 중재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5000시대’를 공언한 이재명 행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부터 국민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공정·투명한 시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며 자본시장 불공정 행위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한 2차 추경 편성, 상법 개정안 처리도 본격화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오는 19일 열리는 국무회의에 2025년도 제2차 추경안이 상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2~3주 내로 2차 추경안을 편성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바 있다. 이번 추경은 20조원 규모로 1인당 최대 50만원의 민생 회복 지원금 차등 지급과 500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 발행 예산이 편성될 전망이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첫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상법 개정안 처리를 입법 과제 우선순위로 내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완전한 내란 종식, 민생 경제 회복, 국민 통합을 위해 거침없이 전진하겠다”며 “이재명 정부를 강력히 뒷받침하는 불침 항공모함이 되겠다. 국정 안정, 민생 경제 회복을 최우선으로 삼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재명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내각 구성이 우선이어야 한다”며 “국무총리 인준과 민생 회복을 위한 신속한 추경 통과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자본시장 관련 법안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주식시장이 상위에 있음을 확인했다”며 “시장이 강세장으로 화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도 정부 정책 수혜를 받을 것으로 관측되는 종목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증권주들은 증시 활성화 정책과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랠리를 펼쳤다. 이날 한화투자증권이 11.43% 급등하며 오름폭이 가장 컸고 ▲신영증권(5.46%) ▲미래에셋증권(4.43%) ▲교보증권(4.30%) 등이 동반 상승 중이다.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센터장이 정책실장 직속 신설 직제인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됐다는 소식에 오브젠(29.90%), 핀텔(29.84%), 피아이이(21.01%) 등 인공지능(AI)·IT 관련 종목들도 일제히 상승했으며 갤럭시아머니트리(9.31%), 웹케시(2.96%), 유라클(2.48%), 코나아이(2.25%) 등 지역화폐 관련주들도 호재를 누리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지정학적 갈등에도 하방 압력이 미미한 모습”이라며 “지정학적 갈등에 대한 부담은 존재하나 반도체, 방산, 원자력, 전력기기, 증권 등 상승 모멘텀이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까지 3240에 도달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한국 증시가 달러 약세와 내수 부양책, 자본시장 개혁 추진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높은 방어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특히 올해 겨울이 되면 관세 전쟁은 합의 국면에 들어서 주춤했던 투자가 다시 활기를 띠고 리스크 선호도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17~18일(현지 시각)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이번 주 증시 방향성을 결정지을 이벤트로 꼽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동결이 예상되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최근 물가 지표(CPI)는 안정된 반면 고용지표(비농업 고용)는 전월 대비 둔화해 금리인하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이번 중동 긴장은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급 대형 악재로 격상되지 않을 전망”이라며 “시장은 관련 사태 확산 여부를 주시하겠지만, 증시 영향력 측면에서는 6월 FOMC, 관세 협상 등 기존 사안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