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 7000억 … 총 1조2600억 통 큰 투자10대 그룹 중 유독 저평가 … 결단 내린 듯中 공장 팔아 韓 투자 … 정부보조금 기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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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해외 사업장을 방문한 모습ⓒLG
구광모 LG 회장이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접고, 미래 산업에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새 정부 첫 투자로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매각 대금을 활용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조단위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최근 계열사 부진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LG는 OLED를 비롯한 3대 성장 동력을 발판 삼아 부진을 탈피하겠단 목표다.18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주재로 진행해 온 전략보고회를 올해는 생략할 계획이다. 이 대신 권봉석 LG COO(최고운영책임자) 주재로 주요 계열사 별 투자 점검 회의를 지난 달부터 진행 중이다.첫 성과로는 LG디스플레이의 조단위 투자 결정이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OLED 신기술 확보에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7000억원은 경기도 파주 사업장 내 OLED 신기술 설비 투자, 나머지 5600억원은 베트남 OLED 모듈 공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LG 그룹 입장에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회복이 중요한 상황이다. 취임 7년차인 구 회장은 현재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화학, 배터리, 디스플레이가 부진해지며 LG 전체 성적이 부진해졌고, 뒤늦게 광저우 LCD 공장 매각 등 리밸런싱에 나섰지만 시장 반응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
- ▲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LG디스플레이
이러한 흐름은 주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새 정부 취임 이후 지주사 주가가 50% 이상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LG는 홀로 5% 내외의 상승에 그치며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외면을 받고 있다. LG그룹의 올해 5월 말 기준 시가총액은 127조원으로 전년 대비 32조원 역성장하는 등 시장에서 보는 기업 가치도 감소하고 있다.LG 그룹이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선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핵심 전자 부품 계열사들의 성장이 뒷받침 돼야 할 상황이다. 특히 디스플레이는 구 회장의 애정이 깊은 분야 중 하나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OLED 경쟁력을 강조하며 대형 OLED 패널에 강도 높은 투자를 단행했다. TV 수요 부진으로 대형 OLED 패널 시장 성장이 정체되자 전장용 OLED 패널 등 수익성이 높은 디스플레이 산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며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우선 LG디스플레이는 적자 탈출을 목표로 광저우 매각 대금을 활용, 재무 개선 및 신기술 투자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LCD 공장을 중국 CSOT에 매각한 대가로 올해 2조2466억원을 받았다. 회사는 이 매각 대금을 대여금 1조원(LG전자) 조기 상환 등의 재무 개선과 CAPEX(시설투자)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1조2600억원 규모의 투자 역시 LG디스플레이가 연 초 계획했던 2조원 내외의 CAPEX 범위 내에서 활용할 방침이다.새 정부 첫 투자를 LG디스플레이가 끊으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르면 내 달 경기도, 파주시와 국내 복귀 투자 양해각서를 맺을 방침이다. 구체적인 보조금 지원 규모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심의가 필요하지만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는 LG디스플레이에 최대 500억원 안팎의 투자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체제 하에서 전사적 리밸런싱이 추진되며 현금 창출력이 개선되고 있지만 성과는 두고 봐야 할 부분"이라며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적자 계열사가 미래 분야에서 얼마나 유의미한 성과를 낼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