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텍·비츠로테크 등 원전 해체株 두 자릿수대↑원안위, 한수원 고리 1호기 해체계획서 심의·의결‘500조 블루오션’ 세계 원전 해체 시장 진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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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수원
국내 원자력발전소 해체 테마주들이 강세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한국 최초의 상업용 원전인 고리 1호기의 해체 승인안을 의결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원전 해체 경험·기술력을 쌓은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사성폐기물의 핵종 분석 장비를 개발한 위드텍은 전장(9600원)보다 25.21% 폭등한 1만2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개장 직후 15% 급등한 1만1040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상한가(1만248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575만주, 700억원으로 집계됐다.이날 원전 폐기물 처리 사업을 영위 중인 비츠로테크도 12.28% 상승했으며 또 다른 원전 해체 관련주인 ▲원일티엔아이(5.49%) ▲우리기술(5.48%) ▲두산에너빌리티(1.70%) ▲대창솔루션(1.65%) ▲우진(0.89%) ▲에스앤더블류(0.45%)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앞서 원안위는 전날 제216회 회의를 열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제출한 고리 1호기 해체계획서를 심의·의결하고 법적·기술적 요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해 최종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리 1호기는 지난 1978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국내 최초의 원전이다. 40년간의 운영을 마친 2017년 6월 영구 정지 결정 이후 8년 만에 해체 작업에 돌입하게 됐다. 국내에서 상업용 원전이 해체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한수원은 해체 승인일을 기점으로 향후 6년(2031년)간 비(非) 방사선구역 철거와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한다. 이어지는 4년(2035년) 동안에는 방사선 오염구역의 제염·철거와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한다. 마지막 2년간은 부지 복원을 시작하고 원안위가 안전을 확인하면 최종 해체가 완료된다. 고리 1호기의 최종 해체는 약 12년이 소요되며 종료 시점은 2037년, 해체 비용은 약 1조713억원으로 추산된다.현재 우리나라는 해체를 위한 핵심 기술 총 96개를 확보했다. 한수원이 해체시설 구조적 안전진단 등 58개 기술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38개 기술을 보유 중이다.시장에서는 국내 첫 원전 해체가 성공하면 세계 원전 해체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달 기준 미국, 독일, 일본, 스위스 등 4개국만이 원전을 해체한 경험이 있다. 이마저도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은 상업용 원전이 아닌 연구를 위한 소형 원형로(프로토타입), 실증로를 해체했다.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현재 22개국 215기 원전이 영구 정지된 상태며 2050년까지 약 600기 이상의 원전이 해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총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50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윤종일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운영이 중단된 원전들이 많기 때문에 해체 산업도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는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들이 해체 경험을 갖고 있고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이를 적용하는 단계”라며 “고리 1호기 해체가 순조롭게 추진되면 한국은 원전 수주에 이어 해체 시장에서도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원전 해체는 매우 높은 안전성과 고난도의 제염 기술 등을 요구한다”며 “해체 능력이 검증되면 우리나라 자체 시장뿐만 아니라 차기 ‘블루오션’인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진출에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