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달 들어 7% 상승외국인 순매수 1위 … 개인은 '팔자'로 반대 행보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 "2분기 저조한 실적 주가 선반영" 평가
  • 이달 들어 삼성전자가 외국인 투자자의 '사자'세에 힘 입어 지루한 박스권 흐름을 탈피하고 7만원대 복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그간 삼성전자에 베팅했던 동학개미들은 상승 틈을 타 주식을 던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2분기 실적 기대감을 낮추면서도 이미 부진한 실적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지난 3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6.68% 올랐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16%  강보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삼성전자 주가는 점차 상승세를 타고 있다. 5만6000원대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던 주가는 지난달 24일 종가 기준 3개월 여 만에 6만원대를 돌파했다.

    코스피 지수가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 속에 삼천피를 돌파하는 강세장임에도 그간 지수 수익률도 추종하지 못했던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의 침묵은 동학개미들에겐 상대적 박탈감을 줬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동안 반도체 대형주인 SK하이닉스가 56%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에 투자해온 개인 투자자들의 소외감은 더욱 컸다.

    지난 5월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이 기간 8027억원어치 순매수했던 동학개미들은 최근 상승 흐름의 틈을 타 해당 주식을 던지고 있다. 6월부터 지난 3일까지 개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387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1조2669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직전 5월 한 달간 삼성전자를 1조2778억원어치 순매도했던 것과 완전히 달라진 행보다.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에 대거 베팅하는 건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환경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반기 D램 시장은 HBM을 필두로 견조한 수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메모리 '빅3'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적을 발표했다. 
     
    글로벌 리스크도 완화 조짐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24일(현지시각) '희토류-반도체' 관련 공급망 갈등을 봉합하는데 서명했다. 미·중 양국 대표단은 지난달 2차 협의를 통해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재개,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및 관련 기술 수출 통제 완화를 합의했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도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평가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활동 재개와 전사 차원의 합리적 현금 흐름 관리가 예상된다"며 "4조원 규모의 잔여 자사주 매입 계획은 늦어도 7월 말 실적 설명회에서 공유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환경 및 제도 변화 속 소각이 전제된다면 이는 주가 부양 요인뿐만 아니라 투자 효율화를 통한 반도체 업황 강화 요인이 된다"며 "주가가 여전히 절대적 저평가 상태에 위치함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달 초 공개 예정인 2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은 밝지가 않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감소와 낸드, 파운드리 부문의 손실 영향으로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분석이 증권가 중론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이 72조9000억원, 영업이익이 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대비 26% 밑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주요 고객사향 인증이 3분기 말로 지연되면서 2분기 HBM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할 수 밖에 없다"며 "삼성전자가 5세대 HBM(HBM3E) 12단을 인증할 시점에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다음 세대 제품인 6세대 HBM(HBM4) 12단 인증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 HBM 전망도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실적 부진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하겠으나, 이미 투자자들의 인식이 주가에 반영되어있어 추가적인 부정적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HBM3e 12단의 주요 고객사 공급 기대감이 상존하며 파운드리 고객 확보에 따른 하반기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반등에 진입했다"며 "현 주가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비중 확대의 명분이 충분하다. 3분기는 HBM3e 공급, 파운드리 고객 확대, HBM4 기술 경쟁력 검증 등 모멘텀이 가시화되는 시점으로, 주가 상승 탄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