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개발 총괄 엔지니어로 두각 강구영 사장 취임 사흘 만에 '경질'2023년 1월, KAI → 한화에어로 '이직'실제 KAI 사장 발탁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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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의 KF-21 전투기 ⓒKAI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자리가 공석인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류광수 부사장이 친정인 KAI 사장 후보군으로 거론돼 눈길을 끌고 있다.항공우주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고정익 전문가'라는 이력과 상징성이 거론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내부 반발과 정치적 해석이 겹치며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류 부사장은 한때 KAI 내에서 'KF-21의 사나이'로 불렸던 인물이다. 서울대에서 항공공학 학·석사를 마친 뒤 KAI의 전신인 삼성항공에서 경력을 시작해, 고정익 체계종합실장과 고정익 개발본부장, KF-X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핵심 실무 책임을 맡았다. 2021년 10월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고정익사업부문 전체를 이끌며 조직의 전략 중심축에 섰다.그러나 그의 경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급격한 전환점을 맞았다. 2022년 9월, 강구영 신임 사장이 취임한 지 사흘 만에 류 부사장은 전격 경질됐다. 공식적인 명분은 '경영조직 슬림화'였으나 당시 KAI 내부에서는 "전임 사장 사람을 정리하기 위한 조치", "누군가를 앉히기 위한 자리 비우기"라는 해석이 공공연히 나왔다.이듬해인 2023년 1월,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자리를 옮기며 또 한 차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당시 한화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하면서 방산 분야 전반으로 외연을 확대하려던 시점으로 일각에선 한화가 KAI도 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업계에서는 류 부사장의 이적을 'KAI 체계기술 확보 시도'라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로 한화는 항공기 엔진과 레이더 등 부품체계에는 강점을 지녔지만 항공기 완제품을 독자 개발할 수 있는 체계 종합 역량이 부족했다. 반면 KAI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 종합업체로 완성기 제조와 무인기 개발 경험을 갖고 있었다.현재 류 부사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사업부문 항공사업부 소속 담당임원으로 항공, 무인기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하지만 그가 다시 KAI로 돌아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가장 큰 걸림돌은 내부 반발이다. KAI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에서 "사장으로 선임돼선 안 되는 가장 우려되는 인물은 류광수 전 KAI 부사장"이라며 "KAI 출신 핵심 기술 인력들의 한화 이직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왔다"고 비판했다.KAI 내부에서도 오히려 현재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차재병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내부 발탁' 선호 분위기가 강하다. 조직 안정성과 연속성을 중시하는 흐름 속에서 이미 한화 쪽에 깊이 뿌리내린 인사를 다시 불러들이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한 업계 관계자는 "류 부사장이 KF-21 개발을 이끈 대표 엔지니어라는 상징성은 있지만 지금은 명실상부한 한화맨"이라며 "KAI와 한화 모두에게 실익이 없는 인사"라고 말했다.이외에 거론되는 KAI 신임 사장 후보군으로는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 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있다.그러나 방산업계 일각에선 제 3의 인물 발탁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방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방부장관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고, 이후 방사청장 인사 등이 이뤄진 뒤에 KAI 대표이사 선임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 인사 스타일이 실용적, 실무적인 측면을 강조해 기업인, 정치인 발탁이 주를 이루고 있어 현재 거론되지 않는 인물이 선임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