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위약금 면제에 번호이동 15일 후 재가입 방식타사 번호이동에 집중된 보조금 노린 ‘체리피커’ 등장위약금 없거나 번호이동 없는 고객 형평성 문제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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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이 오는 14일까지 위약금을 면제키로 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 가입자를 빼내기 위한 통신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체리피커’까지 등장하기 시작한 것.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SKT 가입자를 대상으로 ‘위약금 환승 팁’이 공유되고 있다. 

    SKT에서 타통신사로 번호이동 한 이후 15일 뒤 다시 SKT로 번호이동 하는 것이 골자다. 첫 번째 번호이동 과정에서는 지원금이 없이 타통신사로 이동 하고 다시 SKT로 번호이동 할 때는 최신 단말기로 번호이동 보조금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다. 

    통상 번호이동을 통해 통신사를 바꾼 고객은 경쟁 과열 및 대포폰 방지 등을 위해 90일 이내에 다시 번호이동을 하는 것이 금지되지만 이 제한을 피하는 방법도 따라붙는다. 중립기관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90일 제한 없이 번호이동이 가능해지기 때문. 15일 이내 번호이동을 할 경우 번호이동 자체가 철회가 되기 때문에, 가장 빠른 번호이동은 15일이 한계다.

    이 과정에서 SKT 가입자가 얻는 것은 ‘위약금 면제’와 다시 번호이동을 통해 높은 보조금으로 SKT에 재가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7월 말에는 ‘갤럭시 폴더블7’ 시리즈의 출시와 단통법 폐지가 예정돼 있다. 

    이런 구조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통신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있다. 통신사가 자사 가입자에 대한 기기변경 과정에서는 보조금이 인색한 반면 타사 가입자를 유치하는 번호이동 과정에는 파격적인 보조금을 뿌리고 있어서다. 

    현재 번호이동 가입자를 대상으로 ‘갤럭시S25 울트라’ 단말기에 지급되는 불법 보조금 규모는 60만~70만원을 넘어가는 중이다. 이 단말기를 기기변경으로 구매할 경우 번호이동 때보다 40만원 가량을 더 지불해야 한다.

    무엇보다 SKT는 최근 ‘고객감사 패키지’의 일환으로 탈퇴 후 6개월 내 재가입한 가입자에 대해 별도 절차 없이 기존 가입 연수와 멤버십 등급을 원상복구해 제공 중이다. 

    결국 타사 가입자 유치 경쟁과 위약금 면제, 멤버십 복구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15일 초단기 번호이동이라는 ‘체리피커’가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체리피커’는 이벤트나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지만, 실제 매출 기여는 크지 않은 고객을 일컫는다. 실제 이런 초단기 편법 번호이동은 고스란히 통신사의 마케팅 비용과 가입자 유치비용의 낭비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런 소비행태가 늘어날수록 위약금이 없는 SKT 가입자와 번호이동을 하지 않는 장기가입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SKT는 ‘고객감사 패키지’를 통해 15일 0시 가입자 기준 8월 통신요금 50% 할인 및 12월까지 매월 데이터 50GB 제공을 약속했지만 가입자 유치에 대한 출혈 경쟁이 펼쳐지는 현 시점에서는 큰 메리트가 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이는 어느정도 숫자로 나타나는 중이다. KTOA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고객 수는 1만7488명으로 KT, LG유플러스로 각각 8336명, 9152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SKT로 이동한 양사의 가입자는 1만813명으로 가입자 6675명이 순감했다. 이날 번호이동은 이달 초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