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소폭 하락… 2주 만에 1370원대코스피, 관세 발표에도 3100 고지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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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월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는 의외로 차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강경 발언 뒤 번복을 반복하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이미 학습효과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금융권에선 그를 '타코 트럼프(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라 부르기도 한다. 늘 강하게 으름장을 놓지만 결국엔 물러선다는 의미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3원 오른 1373.1원에 개장했다. 

    이는 2주 만에 1370원대까지 오른 것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월1일부터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하면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무역 관련 서한에서 한국과의 무역 관계가 상호적이지 않다고 밝히며 "2025년 8월1일부터 우리는 미국으로 보낸 모든 한국산 제품에 겨우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 관세는 모든 품목별 관세와 별도"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는 당초 오는 9일부터 25%를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관세율은 유지하고 부과 시점만 미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당신이 한국의 (대미) 관세를 올리기로 결정한다면 당신이 관세를 얼마나 올리기로 선택하든 우리가 한국에 부과한 25%에 그만큼이 더 추가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러나 장이 개장되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교역국에 보낸 서한에 담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은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우려가 완화되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는 안정세를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직후 야간 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은 빠르게 확대되면서 138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개장 이후 1370원대에서 등락 중이다. 코스피도 트럼프발 상호관세 발표에도 장 초반 1% 넘게 오르며 3100대를 회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상호관세는 앞서 통보된 바 이기도 해 지난 4월 관세 쇼크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했던 것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향후 협상 과정, 트럼프 대통령의 추후 발표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초반 또는 후반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원·달러 환율이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은 데에는 트럼프가 최근에 얻은 타코라는 별명이 시장의 인식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큰 이슈가 없는 이상 1300원 중반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