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적용 예정이던 25% 상호관세 부과하되, 시점 뒤로 미뤄 트럼프 "25% 관세는 한미 무역적자 차이 없애는데 턱없이 작다""보복 관세 부과 말라" 경고 관세 협상 최종 시점, 李 대통령 방미 예상 시점과 맞닿아美, 관세 지렛대로 방위비 등 압박 수위 최대한 높일 듯
  • ▲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이달 말까지로 사실상 연장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무역 관련 서한에서 한국과의 무역 관계가 상호적이지 않다고 밝히며, 8월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서한은 이재명 대통령을 수신자로 지목했다.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는 당초 오는 9일부터 25%를 적용될 예정이었는데, 관세율은 유지한 채 부과 시점을 뒤로 미룬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은 미국이 당신의 위대한 나라와 상당한 무역적자가 있는데도 한국과 계속해 협력하기로 동의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당신이 미국에 닫혀 있던 무역 시장을 개방하고, 당신의 관세와 비관세(장벽), 정책과 무역 장벽을 없애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어쩌면 이 서한의 조정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국과의 무역 관계를 논의할 수 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으며 우리가 한국의 관세와 비관세(장벽), 정책과 무역장벽이 초래한 장기적이고 매우 지속적인 무역적자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25%라는 숫자는 당신의 국가와의 무역적자 차이를 없애는 데 턱없이 작다는 점을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당신이 한국의 (대미) 관세를 올리기로 결정한다면 당신이 관세를 얼마나 올리기로 선택하든 우리가 한국에 부과한 25%에 그만큼이 더 추가될 것"이라며 보복 관세를 부과하지 말라고 사실상 협박했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8월 1일부터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8월 1일부터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현 상황에서 협상을 중단하는 것이 실익에 저해된다고 판단, 협상을 한 달 연장해 한국으로부터 추가적으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카드를 받아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우리의 관계는 유감스럽게도 상호주의와 거리가 멀었다. 8월 1일부터 우리는 미국으로 보낸 모든 한국산 제품에 겨우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 관세는 모든 품목별 관세와 별도"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4월 9일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한 뒤 한국에는 기본관세 10%만 부과한 채로 무역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종 협상에서는 '25%'를 마지노선으로 추가 협상을 부과하겠다는 사실상의 '벼랑끝 전술'을 꺼내 들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협상 시한은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려는 일정과 묘하게 맞닿아 있다. 

    대통령실과 정치권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7월말이나 8월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타결된 관세 협상안을 놓고 논의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다만 협상 시한에서 우리가 관세나 비관세 장벽을 지나치게 양보할 경우 이 대통령으로서는 정상회담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방위비 부분에서 미국은 관세를 지렛대로 압박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남은 한 달이 정권 초반의 성과과 진로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