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노조, 업계 첫 단협 체결㈜한진도 이달초 기본협약 맺어쿠팡 등장, 택배업계 경쟁 심화 등 영향자칫 택배물량 감소 위기감도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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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업계 노사가 최근 위기 상황을 감안해 상생에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DB
택배업계 노사가 최근 잇따라 단체협약, 기본협약을 체결하면서 상생에 나서고 있다. 쿠팡으로 촉발된 경쟁 심화, 경기침체로 인한 물량 감소 등의 위기에 노사가 대립보다 타협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11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와 택배노조는 지난 10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택배업계 최초로 단체협약을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앞서 대리점연합회와 택배노조는 올해 1월 14일 기본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단체협약을 맺기 위해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산재보험료 부담 문제, 휴일 및 타구역 배송에 대한 추가 수수료 문제 등의 쟁점에서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결국 택배노조는 지난달 1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쟁의조정은 당초 지난달 20일까지였지만 양측이 추가적인 대화를 갖기로 해서 지난달 30일까지로 연장됐으며, 최종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이달 8~9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실시됐으며, 84.8% 투표율에 83.9%의 찬성으로 가결됐다.이번 단체협약에는 ▲주 5일 근무제 단계적 확대 ▲안정적 주 7일 배송서비스 시행 ▲산재·고용보험 및 수수료 기준 확립 ▲휴가·복지제도 명문화 ▲작업조건 개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모든 택배기사가 산재·고용보험을 의무 가입하고 휴일 배송과 타구역 배송에 추가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휴일 및 타구역 배송 추가수수료는 제반 여건이 변화할 경우 추후 사회적 대화 또는 노사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산재보험료의 경우 사용자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고 주 7일 배송 과정에서 불참 택배기사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하지 않는 내용 등도 반영됐다.CJ대한통운 관계자는 “국내 택배업계 최초의 단체협약을 통해 상생의 노사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택배노조 측도 “추가 수수료 문제 등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업계에서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맺는다는 부분을 고려해 합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한진 대리점협회와 택배노조도 지난 2일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지난 4월 23일부터 교섭을 시작해 8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기본협약을 맺었다. -
- ▲ 노란봉투법 통과 여부가 택배업계 노사관게의 변수로 거론된다. ⓒ뉴데일리DB
앞서 CJ대한통운이 올해 1월 5일부터 주 7일 배송을 시작하자 업계에서는 ㈜한진도 동참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지난 4월 초부터 ㈜한진의 주 7일 배송 도입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았고 택배노조는 “공론화 없이 졸속 추진하면 안 된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한진은 올해 4월 27일부터 주 7일 배송을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실시했으며, 택배노조는 본사 앞 노성 부분파업 등으로 맞섰다.양측은 ▲7일 초과 연속근무 금지 및 3개월 내 6일 초과 연속근무 금지 조치 시행 ▲휴일 배송 미참여 시 불이익 처우 금지 ▲휴일배송 시 추가수수료 40% 지급 ▲주 5일 근무 권장 및 시범운영 실시 등에 합의했다. 택배노조도 본사 앞 농성을 해제하고 부분파업을 중단했다.이와 같이 택배업계 노사가 상생을 택한 이유로는 현실적인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통해 택배업계에서 입지를 넓혀 나가면서 다른 업체들도 주 7일 배송이 불가피해졌다.하지만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인프라 구축, 시행 초기 운영 안정화 등 대규모 비용이 들면서 택배업체들의 부담이 커졌다. 게다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택배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CJ대한통운은 이달부터 배송권역을 전국으로 넓히면서 원활한 배송 서비스를 위해 핵심 쟁점 중 일부를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이재명 정부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재추진하는 가운데 통과 시 택배업계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와 여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노란봉투법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기존에는 사측이 교섭에 나서지 않고 대리점연합회를 내새워 노조를 상대했다. 그러나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사측이 노조와 직접 대화해야 한다.택배노조 측은 “노조법 2·3조 개정으로 원청 교섭이 보장되면 원청까지 참여하는 단체협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