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위메이드, SKT-카카오 ‘지분 교환’매도로 종료‘지분 동맹’ 성과 거의 없어 … 자사주 활용 방안에만 초점상법 개정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 ‘지분 동맹’도 역사 속으로
-
- ▲ ⓒGoogle Gemini
ICT업계에서 코로나19 이후 활발하게 이뤄졌던 지분교환을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줄줄이 무산되고 있다. SK플래닛과 위메이드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이 지분 회수로 종료됐다. SK텔레콤과 카카오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도 지분 매도로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지분교환을 통한 협력관계 시너지가 미약했던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략적 협력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결국 자사주를 타법인 주식으로 바꾸는 과정에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냐는 지적도 나온다.17일 ICT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분 교환을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연이어 무산되는 중이다.SK플래닛 이사회는 지난 15일 올해 말까지 보유한 위메이드의 주식 전량인 42만8670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처분 금액은 약 143억원 규모. 이번 주식 매도는 2023년 9월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이 종료된 것에 따른 조치다.앞선 지난달 말 SK플래닛은 위메이드와 위메이드 자회사 전기아이피가 보유한 SK플래닛의 지분 전량(12.39%)를 자사주로 매입한 바 있다. 이로서 양사의 지분 관계는 완전히 종료됐다.지난 11일에는 카카오가 보유 중인 SK스퀘어의 주식 248만6612주를 처분했다. 처분금액은 약 4296억원 규모. 카카오는 지난 2019년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지분을 교환했는데, 이후 SKT가 SK스퀘어로 분할되면서 양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해왔다.앞선 4월 SKT는 카카오의 주식 1081만8510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팔아치운 바 있다. 아직 카카오가 보유한 SKT 주식은 남아있지만 전략적 제휴는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업계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시장 상황과 경쟁관계를 고려했을 때, 지분 교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전략적 제휴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고 전했다.비단 이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2020년 이후 ICT기업에서 지분 교환을 통한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졌는데, 실제 성과로 이어진 경우는 손에 꼽는다.대표적으로 네이버는 2020년 이후 CJ ENM, CJ대한통운, 이마트, 신신세계인터내셔날, 카페24 등과 총 8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지만 구체적 성과는 많지 않다. 그나마 2017년 미래에셋과 맺었던 5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이 현재까지 활발한 협력으로 이어지는 케이스다.이런 ‘지분 동맹’의 초라한 마무리는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지분 교환을 통한 파트너십은 협업을 통해 서로의 주가를 높여 자산가치를 증대시키자는 취지다. 하지만 정작 이 과정에 보유한 자사주가 활용되면서 포장만 그럴듯한 ‘자사주 세탁’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는 의결권 행사 대상에서 제외되고 장내 매도가 기존 주주의 반발로 쉽지 않기 때문에 ‘계륵’에 가깝다.하지만 ‘지분 동맹’이 맺어질 경우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사주가 다른 기업의 주식과 교환되면서 매도가능한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교환 지분이 우호지분이 된다는 점도 ‘지분 동맹’의 또 다른 측면이다. 의결권 없는 자사주가 고스란히 현 경영진을 위한 우호지분이 되는 셈이다.대표적으로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인 KT는 지난 2022년 현대차그룹과 7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이 거래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KT의 지분 8.0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이런 논란은 결과적으로 ‘지분 동맹’의 수명을 앞당기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 이후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의무를 부여하는 상법 개정안이 발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특별한 목적 없는 자사주 매입에 대해 6개월~1년 내 소각을 의무화하는 규제가 유력하다. 이 경우 ‘지분 동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