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경동리인뷰, 164가구 모집에 50명 접수 '0%대 경쟁률'영업익 315억→-33억원 110% 감소…2008년 후 첫 적자전환단기차입금 1587억원↑…영업활동현금흐름 1년새 729%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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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동건설 본사ⓒ네이버지도 갈무리
건설경기 침체로 중견·중소건설사들의 실적 및 재무건전성 악화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순위 79위인 중견사 경동건설도 지방 미분양 등으로 미수금이 1년사이 2배 증가하며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분양이 장기화될 경우 미수금 증가와 현금유동성 악화로 차입금의존도가 더 늘어나는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동건설은 지난 5월 부산시 해운대구에 '해운대경동리인뷰'를 분양했다. 단지는 1·2순위청약 164가구 모집에 50명만 신청하며 0%대 평균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54가구를 모집했던 특별공급도 생애최초, 신혼부부 총 2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해당단지는 경동건설이 시공하고 계열사인 경동소재가 시행을 맡은 사실상 자체분양 사업지다. 이 경우 분양에 실패해 미분양이 발생하면 △자금회수 실패 △금융비용 증가 △회계상 재고자산 증가 △손상차손 발생 △신용등급 하락 △자본잠식 등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현재 단지는 △계약금 5% △빌트인 가전·시스템 에어컨 등 기본제공 △중도금 무이자 △유럽형 마감재 기본제공 등 조건을 내걸고 잔여물량 해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다만 부산의 경우 분양시장 경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잔여물량 해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원 자료를 살펴보면 올상반기 전국 아파트 청약미달률은 1순위 기준 41.9%로 집계됐다. 부산은 청약미달률이 77.7%로 광주 76%, 대구 68.8% 등을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높다.분양흥행에 실패하면서 경동건설 실적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443억원, 영업손실 33억원, 당기순손실 211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46.4% 줄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도 각각 110.7%, 616.5%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지난 2008년 3억원이후 16년만이다.영업손실률도 –2.3%로 마이너스다. 영업손실률은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손실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쉽게 말해 경영으로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 퍼센트로 나타내는 지표다.영업손실로 이자보상배율 경우 -0.2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한계기업이란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비용을 갚지 못하는 기업을 말하며 이른바 '좀비기업'이라고도 한다.수익성 지표중 하나인 ROA(총자산순이익률)·ROE(자기자본순이익률)도 떨어졌다. ROA는 –2.4%를 기록해 전년 5.7%에서 8.1%p 줄었고 ROE도 1.1%에서 –6.2%로 7.3%p 감소했다. -
- ▲ 아파트 공사현장ⓒ뉴데일리DB
수익성 악화보다 더 큰 문제는 미수금이다. 지난해 기준 대손충당금이 반영된 공사미수금 등 총 미수금은 79억원으로 직전년 37억원대비 113.5% 증가했다.현금사정도 빠듯하다. 기업이 본업을 통해 벌어들인 실제 현금흐름을 의미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마이너스(-) 8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 131억원에서 729% 급감한 수준이다. 해당수치가 마이너스인 것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빠져나간 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현금유동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이 회사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22억원으로 직전년 172억원대비 87.2% 급감했다.현금창출력이 악화되면서 자연스레 차입금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단기차입금 규모만 3465억원으로 직전년 1878억원 대비 1587억원(84.5%) 급증했다.유동성장기부채도 2023년 3333만원에서 지난해 700억원으로 210000% 늘었다. 유동성장기부채는 당초 장기부채였지만 결제일이 1년이내로 다가온 부채를 말한다.총차입금이 불어나면서 차입금의존도 역시 늘어났다. 차입금의존도는 총자본 중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차입금의존도가 높아지면 금융비용이 증가해 수익성과 함께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통상적으로 이 수치가 30%를 넘어가면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지난해 경동건설 차입금의존도는 48.8%를 기록했다. 이는 20대건설사 차입금의존도 평균인 19.6%대비 2배가 넘는 수준이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미분양 매입이나 기업리츠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지방 현장에서 체감되는 부분은 상황이다"며 "올해 하반기까지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사태가 지속될 경우 중견건설사들의 재무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