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서울 성수~경기 양평' 120km 왕복 주행전기차 단점 잊게 만든 안정감… 조수석도 '안락'넉넉한 공간 효율성도 만족… 최대 460km 주행르노 세닉 E-Tech, 순수 전기 SUV 새 기준 제시
  • ▲ 지난 18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 ‘르노 성수’에서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까지 약 125km를 왕복하는 시승 행사가 열렸다. ⓒ김보배 기자
    ▲ 지난 18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 ‘르노 성수’에서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까지 약 125km를 왕복하는 시승 행사가 열렸다. ⓒ김보배 기자
    ‘2024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상품성을 인정받은 르노의 순수 전기 SUV ‘세닉 E-Tech’가 한국 시장 상륙을 앞두고 있다. 전기차 특유의 단점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순수 전기 SUV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 18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 ‘르노 성수’에서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까지 약 125km를 왕복하는 시승 코스를 경험했다. 총 2시간20분 일정으로 계획된 여정은 이날 폭우로 인해 1시간 이상 지체됐지만,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을 선사하며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줬다.
  • ▲ 르노 세닉 E-Tech 2열 모습. ⓒ르노코리아
    ▲ 르노 세닉 E-Tech 2열 모습. ⓒ르노코리아
    세닉 E-Tech는 프랑스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물씬 풍긴다. 전면부는 다이아몬드 패턴의 엠블럼과 날카로운 LED 헤드램프가 조화를 이뤄 역동적이면서도 우아한 인상을 준다. 측면에선 20인치 오라클 휠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전체적으론 SUV임에도 세단과 같은 부드러운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실내에 들어서니 12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인치 세로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openR link 시스템은 직관적이고 반응이 빨라 운전 중에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특히 1.65m² 면적의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는 폭우 속에서도 실내를 밝고 더욱 개방감 있게 만들어줬다. 투명도를 1열과 2열 별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매우 실용적이다.

    2열은 성인 남성도 여유롭게 앉을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인지니어스 암레스트에 장착된 태블릿 거치대와 C타입 충전 포트는 장거리 주행에서 동승자의 편의를 높여줬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시트와 대시보드 덕일까, 폭우로 흐릿한 바깥 풍경과 별개로 마치 아늑한 카페에 앉아 있는 듯한 안락함을 느낄 수 있었다.
  • ▲ 르노 세닉 E-Tech 실내 인테리어 모습. ⓒ김보배 기자
    ▲ 르노 세닉 E-Tech 실내 인테리어 모습. ⓒ김보배 기자
    세닉 E-Tech는 전기차 특징들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주행감을 선사했다. 전기차는 배터리 팩으로 인해 무게 중심이 낮아지며 노면 요철에서 상하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회생제동으로 인해 꿀렁이는 이질감이 생길 수 있는데, 세닉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울퉁불퉁한 도로를 지날 때도 흔들림 없이 부드럽게 충격을 흡수했다.

    특히 회생제동 시스템은 5단계로 세밀하게 조절 가능하며, 원 페달 모드에서도 급격한 감속 없이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여줬다. 이는 전기차에서 흔히 느껴지는 멀미 유발 요소를 최소화하며, 운전자뿐 아니라 동승자까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정교하게 조율한 서스펜션 스프링 세팅은 고속 코너링에서도 차체 기울기를 억제하며 안정감을 유지했다.

    한동안 조수석에 앉아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며 시승을 이어갔다. 전기차 2열이나 조수석에서 노면 충격이나 회생제동으로 멀미를 크게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세닉에서는 그러한 불편함이 거의 없었다. 작업 중 무심코 계기판을 봤는데, 시속 170km를 가리키고 있어 깜짝 놀랐다. 체감은 시속 100km 정도였기 때문이다.
  • ▲ 세닉 E-Tech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 ⓒ르노코리아
    ▲ 세닉 E-Tech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 ⓒ르노코리아
    하만 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실내는 고요했다. A필러와 차체 하부의 방음 설계 덕분에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최소화돼 마치 고급 세단에 탄 듯한 기분이었다. 이날 시승 내내 동승자와 “전기차 맞아?” 또는 “전기차임에도…”로 시작하는 소감들을 쏟아냈다.
    세닉 E-Tech는 멀티 센스 설정을 통해 운전자가 주행모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폭우에서는 컴포트 모드로 주행하며 부드러운 가속과 안정적인 조향을 즐겼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자 218마력, 최대 토크 30.6kg·m의 전기 모터가 즉각 반응, 0-100km/h 가속을 7.9초 만에 달성하는 역동성을 체감했다.

    세닉 E-Tech는 LG에너지솔루션의 87kWh 용량의 NCM 배터리를 탑재해 WLTP(국제표준시험절차) 기준 최대 625km, 국내 기준 443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시승 중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며 확인한 실주행 전비는 약 6.5km/kWh다. 비가 쏟아지는 환경에서도 전비 손실이 크지 않아 장거리 주행에 대한 신뢰감을 줬다.

    세닉 E-Tech의 가격은 테크노 트림 5494만~5634만원, 테크노 플러스 5847만~6166만원, 아이코닉 6337만~6656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최저 4649만원부터 구매 가능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는 세닉 E-Tech를 올해 단 999대만 한정 판매한다. 지난해 그랑 콜레오스로 돌풍을 일으킨 르노코리아가 세닉 E-Tech로 또 한 번 시장을 흔들지 귀추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