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총량 목표치 절반 축소…인뱅 직격탄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급등…개인사업자 확대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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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 사 제공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대폭 축소되면서 가계대출 의존도가 90%를 넘는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들어 수익성 확보를 위한 대출 확대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인뱅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국내 인뱅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가계대출 잔액은 71조4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조9985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17조8365억원 가량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출 증가액이 크게 축소된 것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하면서 인뱅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올해는 정부가 6·27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통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 대비 50%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대출 여력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인뱅 특성상 가계 여신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대출 총량 목표치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올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성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뱅의 전체 여신 중 가계대출 비중은 90% 이상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이 어려워질 경우 기업대출, 특히 대기업 중심의 여신으로 방향을 수정할 수 있지만 인뱅은 관련 법상 대기업대출 취급이 제한돼 있다. 

    이에 따라 인뱅들은 중소기업 대출이나 개인사업자 대상의 대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으나 이 마저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1.32%로 전년 동기(0.64%)보다 2배 가량 급등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1.15%에서 1.38%, 토스뱅크도 3.07%에서 3.33%로 상승하며 연체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지난 5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장금리가 지속 하락하면서 인뱅 3사도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낮췄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8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2.00%포인트 인하했다. 케이뱅크도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 코드K 정기예금 등 2종의 금리를 내렸다. 

    인뱅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연 7%대 고금리 적금 상품도 자취를 감추면서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가 사실상 사라졌다. 인뱅만의 금리 경쟁력이 악화되면서 고객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뱅의 가계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당국의 총량 규제 강화는 수익 구조 전반에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며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가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취약차주 중심의 연체율 상승세를 감안하면 자산 건전성 관리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