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경쟁 활발 전제로 통신사 전환 의향 2배 상승이탈 주저해 온 장기고객, 이용자 차별에 ‘분통’심리적 저항선 넘어서는 보조금 경쟁 양상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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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역 지하상가에 위치한 휴대전화 판매점. 기사와 무관함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단통법 폐지가 기기변경을 고수하는 충성고객들을 ‘호갱’으로 만들고 있다. 번호이동에만 보조금과 혜택이 집중되면서 장기고객이 느끼는 소외감이 더 커지고 있는 것.24일 컨슈머인사이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통법 폐지를 계기로 3명 중 1명은 통신사 전환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통법 폐지로 발생하는 지원금 경쟁이 통신사별 부동 고객층까지 움직이도록 유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단통법 폐지 이후 보조금 경쟁이 활발해지는 것을 전제로 통신사 전환 의향은 평균 32%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조사에서 기록한 평균 17% 대비 2배에 달한다. 보조금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하반기 휴대전화 단말 구입예정자 중 47%는 통신사 변경 의향을 드러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신사를 유지하려는 고객들 입장에서는 씁쓸한 조사 결과다. 기기변경에 책정된 보조금은 단통법 폐지 이전보다 격차가 늘어나며 번호이동과 40~50만원 이상 차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기기변경만 해온 이용자들은 그동안 다양한 이유로 번호이동을 주저해 왔다. 위약금 등 추가비용없이 간편하게 단말만 바꾸며 기존 계약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기기변경의 장점이다.단통법 하에서는 번호이동으로 얻는 보조금 효용이 유지했을 때와 비교해 크지 않았다는 부분도 작용했다. 보조금 규모와 약정에 따라 강요되는 고가 요금제나 부가서비스, 제휴카드 사용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다.또한 인터넷과 TV 등 상품과 결합돼 있고, 가족들도 같은 통신사를 이용하며 요금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면 통신사 이동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SK텔레콤 해킹사태 때 번호이동 하려는 이용자가 가족 단위로 집단상가를 방문하는 사례들이 자주 목격됐던 이유다.지원금 상한선이 사라진 단통법 폐지는 번호이동의 효용을 높여 부동층을 자극하고 있다. 단통법 폐지 첫날부터 갤럭시 Z 폴드7 256GB는 번호이동 기준 할부원금 55만원에 풀리며 180만원가량 보조금이 붙기도 했다. 유통점에서 공통지원금 50만원과 추가지원금 10만원을 제외한 판매장려금만 120만원을 책정한 것이다.SK텔레콤 해킹사태 때도 번호이동을 고려하지 않은 충성고객들이 지원금 차별을 계기로 타사 이동을 계획하는 양상이다. 기기변경은 사실상 공통지원금 외 판매장려금 명목으로 유통점에 나오는 정책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단통법 폐지 첫날인 22일 발생한 번호이동은 3만5131건으로, 전일 대비 3배 이상 늘었다.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로 보조금 규모는 늘어나더라도 번호이동에 집중된 보조금 정책은 이용자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며 “보조금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기변경을 고수하는 이통사별 장기고객의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설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