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영업익 사상 최대… 주가는 숨 고르기관세 불확실성·차익 실현에 외국인·기관 ‘팔자’HBM 지배력은 여전 …“경쟁 심화, 신중론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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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미 통상 변수와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치며 상승 탄력이 둔화된 영향이다. 

    업계는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근거로 '30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30만원대)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오전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4%, 68.5% 증가한 수치로, 시장 컨센서스(9조366억원)를 소폭 웃돌았다. 이는 삼성전자의 전체 추정 영업이익의 2배, 반도체 부문만 놓고 보면 최소 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장 초반 3% 넘게 오르며 28만원선 회복을 시도했지만, 차익 실현 매물과 '2+2 한미 통상협의' 연기 소식이 맞물리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결국 전일 대비 0.19% 오른 2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은 빠르게 성장하는 AI(인공지능) 시장에서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관련 수요의 성장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각에서 제기된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성장 둔화 우려를 불식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7일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공급 과잉에 따른 내년도 HBM 가격이 두 자릿수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HBM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경우 주요 수요처인 엔비디아가 가격 결정권이 커지면서 SK하이닉스가 이전처럼 높은 이익률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17일 하루에만 주가는 9% 가까이 하락했고,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간 6534억원을, 기관은 368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기술 우위와 고객 신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성장 둔화를 배제할 수 없지만, NAND를 포함한 메모리 공급업체의 재고 부담이 줄어 가격 하락 압박은 제한적"이라며 "향후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고부가 메모리반도체 시장 내 1위 업체의 역량 및 잉여현금흐름 확보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KB증권도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34만원으로 제시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12단 출하 본격화에 D램 수익성 개선이 지속되는 가운데 HBM 시장 지배력 강화로 향후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실적 창출이 이어질 것"이라며 "4분기까지 증익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실적에 대한 충분한 가시성"을 근거로 목표가를 기존 34만원에서 39만원으로 14.7% 상향 조정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계약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나 선제적 투자 진행이 수요와 실적에 대한 충분한 가시성을 기반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해 2026년 주당순자산가치(BPS)를 적용했다"며 "경쟁사 진입 전 미리 계약을 체결하는 전략으로 실적 변동성을 줄이고 있어 SK하이닉스의 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중론도 팽팽하다. 단기적으로 내년 HBM 시장 경쟁 심화 가능성과 범용 D램 공급 확대와 관련된 소음이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선구매(pull-in) 효과 언급과 낮은 생산량 증가율(bit growth) 가이던스, 상반기 호실적에도 유지된 2025년 HBM 실적 가이던스 등이 당분간 주가의 추가 상승 탄력을 제한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반기 마이크론의 HBM3E 양산과 삼성전자의 HBM4 샘플 공급이 본격화되면 시장 독점 지위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HBM 관련 경쟁 심화와 그에 따른 HBM 프리미엄 희석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려면 내년 HBM 관련 가시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