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가 관세가치 높아지고 빚갚기 쉬워지며 낮은금리 얻기도 쉬워진다"관세 이어 환율도 변수로 … 한국에 '원화 절상' 직접 요구할 가능성도美 재무부, 한국 다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 … "원화 절상 유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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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 청사를 방문해 제롬 파월 의장과 대화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올해 달러화 가치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달러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밝히며 외환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달러가 미국 제조업과 무역수지에 도움이 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관세 전쟁에 이어 환율 전쟁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스코틀랜드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달러화 가치 하락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달러화 가치 하락세가)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 그 문제로 잠 못 이루지는 않는다"고 밝혔다.이어 "나는 강달러를 좋아한다. 하지만 약달러가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준다"면서 "강달러는 듣기는 좋지만, 관광을 잃고 트랙터와 트럭을 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약달러에 따른 제조업 경쟁력 회복을 언급한 것이다.그러면서 "약달러가 좋지 않은 것처럼 들리지만,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번다. 달러 약세가 되면 관세 가치가 높아지고, 빚을 갚기도 쉬워지고, 낮은 금리를 얻기도 쉬워진다. 좋은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특히 그는 "일본과 중국은 늘 약한 통화를 원했다”며 “미국과 무역하면서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춘다"며 외환 개입을 경고했다. 일본과 중국이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춘다는 기존 비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이는 금리 인하, 달러화 가치 하락, 높은 관세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연방정부의 부채 부담을 덜어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강달러가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미국 제조업과 일자리를 해친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해왔다.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한 배경이기도 하다.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달러인덱스는 10.8% 하락했으며, 이는 변동환율제가 도입된 1973년 상반기(-14.8%)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향후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환율정책 분석 및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적자의 근본 원인이 달러의 구조적 강세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은 대외 경제 불균형 시정을 위해 큰 폭의 관세 인상과 더불어 달러 약세 유도를 위한 주요국과의 환율 협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의 관세 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특히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크고 방위비 분담 등의 부담 요인도 있는 만큼, 미국이 원화 절상을 직접적으로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을 변경해, 현재 환율 관찰대상국인 한국에 전방위적인 통상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지난달 미국 재무부는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당시 재무부가 발표한 ‘환율보고서(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가 미국 기준을 충족해 관찰대상국으로 포함됐다.재무부는 "한국은 미국과의 재화 무역에서 상당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경상수지 흑자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흑자 구조는 한국이 원화 절상을 저지(원·달러 환율 인하를 방어)하려는 유인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