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흥행작들 장점 혼합한 캐릭터·시스템 눈길하이퍼루프·이상현상 등 샌드박스 요소 차별화높은 접근성, 마스터 어려워 지속가능성 확보
  • ▲ 게인전 데스매치 워밍업 모드에서는 헌터 숙련도를 높이기 적당하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게인전 데스매치 워밍업 모드에서는 헌터 숙련도를 높이기 적당하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체력도 집중력도 10~20대 같지 않은 소위 ‘아재’ 직장인에게 게임이란 제법 가혹한 취미다. 늘 피곤하고 졸린 그들에게 게임에 쏟아낼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스트레스 해소에 비교적 건전하고 경제적인 취미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느릿한 순발력과 컨트롤의 '뉴데일리' 기자들이 직접 신작을 리뷰해봤다. <편집자 주>

    멋진 플레이를 모아놓은 ‘매드무비’와 승리로 이끄는 ‘하드캐리’는 팀 단위 게임을 하는 유저라면 누구나 꿈꾸는 장면이다. 하지만 직접 즐기는 게임에서 ‘보기만 하는’ 게임으로 바뀐 아재들에게 이런 단어들은 낯설기만 하다. 슈퍼바이브는 시간을 갈아넣어야 얻을 수 있는 높은 숙련도가 없어도 매드무비를 찍고, 하드캐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캐릭터를 선택해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갖춰 다른 유저들과 경쟁하는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류는 이제는 익숙해진 장르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성공으로 게임 시장에는 비슷한 게임들이 다수 출시됐지만, 후발주자들은 대부분 정착하지 못하고 사장됐다. 온라인 대전 특성상 유저들을 확보하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 하는데, 기존 게임의 벽에 막혀 서비스를 이어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MOBA 장르물에 슈터 접목을 내세우며 다양한 장르물의 장점을 흡수한 것이 슈퍼바이브의 차별화 지점이다. 리그오브레전드처럼 스킬 구성이 복잡하며, 새로운 챔피언이 나올 때마다 연구하고 숙련도를 높여야 하는 게임과 구분된다. FPS(1인칭 슈팅 게임)처럼 총을 쏘는데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게임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사례가 입문자 추천 헌터이자 저격수를 지향하는 캐릭터인 ‘슈라이크’로, 기본공격만으로도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거나 느긋한 피지컬이어도 좋은 에임(조준)만 있으면 혼자서 게임을 캐리하는 것도 얘기다. 특히 상대 헌터를 쓰러뜨리면 즉시 체력 회복과 함께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이 초기화되기 때문에 다수의 킬을 쓸어담기에 용이하다.

    슈퍼바이브를 플레이하면서 최근 10여년간 흥행에 성공한 게임들의 요소와 유사성을 꽤 많이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이는 다양한 게임의 장점을 조합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플레이 해봤을 때 캐릭터들의 특성이나 스킬 구성을 보면 ‘오버워치’ 느낌이 난다. 튜토리얼 때 등장하는 ‘고스트’는 ‘솔저: 76’과 비슷하고, 로켓 런처를 사용하는 비숍은 파라와 닮았다. 암살자 캐릭터인 ‘쉬브’는 ‘리퍼’를, ‘오쓰’는 ‘라인하르트’, ‘킹핀’은 ‘로드호그’를 연상케 한다.

    캐릭터 외에 게임 시스템 요소들은 ‘리그오브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를 섞어놓은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탑뷰 방식이며, 중립 몬스터들을 사냥해 레벨링을 하는 것은 리그오브레전드를 떠오르게 한다. 스쿼드를 구성하며, 게임 시작 시 강하지점을 설정하는 배틀로얄로서 안전 영역이 줄어드는 ‘폭풍’은 배틀그라운드의 ‘자기장’ 시스템과 비견된다.

    게임의 다양한 요소들이 타 게임과 유사하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적응하기 쉽다는 의미도 된다. 접속하고 별다른 정보 없이도 튜토리얼만 진행하고 나면 AI 대전 외에도 충분히 다른 유저들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금세 적응이 됐다.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리그오브레전드와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의 주요 요소들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슈퍼바이브는 다양한 게임들의 장점만을 버무리면서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구현했다. 대부분 직선형 공격과 스킬로 뻔해질 수 있는 교전 구도에서 광역기와 근접 특화 헌터로 다양성을 추구했다. 차징 공격은 물론 투사체의 속도와 피격 범위, 사정거리와 딜레이 등을 구별해 게임의 밸런스를 세심하게 조정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다양한 게임 요소들을 도입하면서 전장이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플레이에 한계도 분명했다. 브리치 모드에서는 하이퍼루프와 기차, 금고와 이상현상 등 샌드박스적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처럼 기본적인 지형이나 주요 기물 위치를 숙지한 플레이어와 그렇지 않은 플레이어는 격차가 벌어지기 쉽다.

    슈퍼바이브는 게임의 지속가능성을 이번 정식 출시로 도입한 ‘대장간’과 ‘프리즈마’ 시스템을 통해 확보했다. 유저가 원하는 플레이스타일에 맞는 장비를 구성하기 위해 게임 내 프리즈마를 얻어, 게임이 끝난 이후 대장간에서 장비를 수집하거나 성장하는 데 사용하는 형태다. 프리즈마는 유료 재화가 아닌 게임 내에서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페이투윈’과는 거리를 뒀다.

    게임은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1만시간을 해도 질리지 않는 재미를 주는 ‘easy to play, hard to master’의 문법을 그대로 이행한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 난이도가 낮은 캐릭터들도 있는 반면에 조작이 어려운 헌터는 마스터하기 어려운 스킬셋 구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신규 헌터인 오공은 스킬을 연사해도 충분히 강하지만, 나무를 활용하는 이동스킬 ‘근두운’과 ‘위장 회전격’을 잘 사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쥴은 이른바 ‘벽꿍’이 있고, 브랄은 무적 상태 재사용 대기시간 초기화가 있는 만큼 플레이에서 구현할 때 쾌감이 있다. 난이도가 비교적 쉬운 헌터인 킹핀도 후방공격으로 추가 피해를 입히는 것이 포인트다.

    슈퍼바이브는 혼자해도 즐겁지만, 파밍과 전투 과정에서 스쿼드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함께할 때 더 재밌는 게임이다. 디스코드 등 별도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아도 인게임에서 마이크 세팅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은 편의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롤과 배그가 어려워서 더 이상 직접 즐기기 어려워진 아재라면 친구와 함께 슈퍼바이브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 ▲ 강하를 앞둔 브리치 맵의 모습. 중립 몬스터와 다양한 샌드박스 요소들이 눈에 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강하를 앞둔 브리치 맵의 모습. 중립 몬스터와 다양한 샌드박스 요소들이 눈에 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