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金치·金배추' 고르다 내려놓기도여름 제철과일 수박, 할인해도 3만원 육박"장 보러 오면 가격에 흠칫 놀라요"
-
- ▲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금치 1봉지가 6000원이 넘는 가격에 진열되어 있다. ⓒ남수지 기자
"뭘 골라도 너무 비싸서 사기가 고민돼요."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은 선뜻 과일이나 야채를 장바구니에 넣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폭우에 이어 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되는 등 이상기온으로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히트플레이션'(열+물가상승) 현상이다.마트에서 시금치를 보던 50대 박 씨는 "평소에 집에서 김밥을 자주 해먹는데, 시금치가 너무 비싸서 다른 야채를 대신 넣어야겠다"고 했다.60대 A씨도 "원래 시금치를 잘 먹지는 않는데 가격을 보고 흠칫 놀랐다"고 말했다.30대 주부 강 씨는 "아이 이유식 만들 엄두가 안 난다"며 "이것 저것 담다보면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시판용 이유식을 먹이는 게 나을까 고민된다"고 했다.이날 마트에서 시금치는 1봉지에 699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을 기준으로 시금치는 100g에 2309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평년 가격(1687원)보다 약 36.87% 오른 값이다. 지난달(898원)과 비교하면 157% 오른 셈이다. 지금 시금치가 '시金치'라고 불리는 이유다. -
- ▲ 진열되어 있는 배추들 ⓒ남수지 기자
금(金)이란 수식어가 붙은 또다른 야채도 있다. 바로 배추다.마트에서 일부 고객들은 배추를 들었다가도 가격을 보고 놀라 내려놓기도 했다. 배추는 원래 4792원에서 20% 할인된 3594원에 판매되고 있었다.KAMIS에 따르면 배추는 전날 5439원에 판매됐다. 지난달 가격은 3621원으로, 50% 넘게 급등했다.60대 주부 B씨는 "지금 비오고 더워서 이런 배추가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긴하다"면서도 "아무래도 (가격이 비싸니) 김치 담그긴 힘들긴 한데 할인하니 고민해봐야겠다"고 말했다.20대 직장인 C씨는 "평소에 샐러드나 샤브샤브를 좋아해 야채를 많이 사는데 오늘은 손이 잘 가지 않는다"고 했다. -
- ▲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수박을 판매하고 있다. ⓒ남수지 기자
여름 제철과일로 꼽히는 복숭아는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은 적었지만, 제철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다만 이날 마트에서 진행하는 할인행사 덕분에 소비자들은 분주히 복숭아를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복숭아는 999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80대 D씨는 "할인하니까 살만한 가격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마트에서 가장 소비자들이 많이 붐볐던 곳은 복숭아를 파는 매대였다.여름철 수요가 집중되는 수박은 카드할인을 적용해도 2만8990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이어서 수박을 파는 매대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이었다.한편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 17일부터 다음 달 초까지 3주 동안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해 농축산물 할인지원 행사인 '농할'을 진행하고 있다.마트 자체 할인에 농식품부의 지원을 더한 것으로, 주요 농산물을 할인해 소비자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이다.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부 정책과 연계한 할인 행사를 통해 고객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고, 국산 농산물 소비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물가안정을 위해 고객들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에 대해 가격 투자와 할인 행사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 ▲ ⓒ남수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