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파' 쿠글러 이사 돌연 사임…연준 내부 균열 노출7월 고용 부진에 '빅컷'설까지…금리인하 압력 가중연준 기류에 한은도 인하 여력↑… 환율 불안은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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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여기에 관세 협상과 환율 급등 등 환경 변화가 맞물리면서 한은의 '8월 깜짝 인하'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최근 미국 연준의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임기를 수개월 남기고 돌연 사임하면서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쿠글러 이사는 긴축 입장을 견지해 온 매파 성향 인사로, 그의 이탈은 연준 내부의 균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경제가 살려면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금리 인하의 당위성을 주장해 왔다. 이후 금리 동결을 지지했던 파월 의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며 노골적인 사퇴 압박에도 들어갔다.연준 기준금리는 4.25~4.50%, 한은 기준금리는 2.50% 수준으로, 양국 금리차는 최대 2.00%포인트다. 연준은 올 들어 5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으며, 한은 역시 5월 이후 2회 연속 동결했다. 이를 감안해 시장에서는 한은이 10월에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해석이 높았다.하지만 연준 이사의 사임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더해지며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당위성에 힘을 보태는 형국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신규고용은 7만 3000명 증가에 그쳤으며, 실업률은 4.2%로 상승했다.월가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 속에 금리를 0.5% 포인트 내리는 '빅컷' 가능성도 제기된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 노트에서 "월간 일자리 증가폭이 10만 개를 계속 밑돌면 9월 0.5% 포인트 인하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한은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한 외생 변수들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금리 시점 조정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물가 흐름과 무역 환경의 변화도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금융시장의 일부 불확실성도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다.금융권 안팎에서도 "이 정도의 물가 수준이라면,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은이 깜짝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대목이다.다만, 불안한 외환시장이 한은의 정책 결정에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한미 기준금리 차는 역대 최대 수준이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다시 돌파하는 등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 8월 인하보다는 10월 인하를 통해 시장을 관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우세하다.금융권 관계자는 "연준 혼선과 국내 외환시장 불안을 고려할 때 8월 전격 인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며 "물가 안정과 경기 방어라는 이중 목표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무게를 둘지, 한은의 고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