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제로, 패키지부터 레시피까지 '환골탈태'소비자 10명 중 8명 "맛·풍미 구분 크지 않아"국내 제로 음료 시장, 7년 사이 8배 가까이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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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온갖 신제품들. 그렇다고 모든 제품을 구매해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소비자들을 위해 뉴데일리 생활유통부 기자들이 직접 제품을 시식하고 체험해 보는 기획, 대까기(대신 까주는 기자들)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언제부턴가 우리 식생활에 ‘제로’가 들어왔다. 제로 칼로리와 제로 슈거 등 각각이 의미하는 바는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우리는 이 둘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판매된 제로 음료는 코카-콜라 제로다. 2005년 글로벌에서 첫 출시된 이래 미국과 호주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판매를 시작했다.

    지금은 과자, 아이스크림은 물론 술까지 ‘제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근간은 음료다. 음료에서 시작된 제로 열풍이 트렌드와 맞물리며 전 카테고리로 확대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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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히 ‘대체제’였던 제로 음료는 이제 주류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제로 음료 시장 규모는 2018년 1630억원에서 2023년 1조2780억원으로 8배 가까이 성장했다. 코트라(KOTRA)는 글로벌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가 2030년 약 34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인식도 변하고 있다. 메조미디어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제로 식음료를 구입한 응답자 10명 중 7명(69%)가 재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또 48%가 기존 제품과 맛의 수준이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응답자(33%)까지 더하면 81%가 맛이 오리지널과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

    블라인드 테스트라면 몰라도, 정말 오리지널과 제로 제품의 맛의 차이는 없을까. 제로 탄산 음료의 대표로 곱히는 ‘코카-콜라 제로’의 리뉴얼 제품을 뉴데일리 생활유통부 기자 4명(김보라, 최신혜, 조현우, 남수지)이 직접 시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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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뉴얼된 코카-콜라 제로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패키지와 레시피가 모두 변경된 제품이다. 세부 성분의 변화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코카-콜라사 측에 따르면 성분 비율을 조정, 오리지널 코카콜라에 더욱 가까운 맛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제품의 소비기한도 변경됐다. 본래 캔 제품은 소비기한이 24개월이었지만 12개월로 축소됐다. 소비자들이 최선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기한을 컴팩트하게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눈으로 봤을땐 색은 차이가 없었다. 오리지널의 단맛과 탄산이 확실히 더 강하지만 제로의 경우 깔끔하지만 마무리가 까끌한 느낌이 있어 좋지 않았음. 끝도 약간 인위적 단맛 같기도 해 아쉬웠다.

    최: 제로의 경우 오리지널과 나란히 비교하지 않으면 별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맛은 비슷하다. 다만 연달아 음용했을 때 중간맛과 끝맛이 확실히 원조와 다르다. 오리지널은 처음부터 끝까지 강한 탄산이 느껴진다면, 제로는 중간부터 탄산 기운이 확 빠지고 강렬한 단맛이 맴도는 느낌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제로를 선택하겠으나, 단맛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터라 맛만 고려한다면 오리지널을 택할 듯.

    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차이가 있다. 오리지널이 좋게 말하면 착 감기는 맛이, 나쁘게 말하면 단 맛이 두드러진다. 그래도 수십년간 먹어온 맛이다보니 큰 의미는 없다. 제로의 경우 이 뒷맛이 덜하다. 가볍게 날아가는 단 맛 때문에 깔끔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코카-콜라’라는 존재감과 무게는 확연히 떨어진다.

    남: 평소 콜라는 제로를 선호한다. 오리지널에서 더 달고 느끼한 맛이 나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역시 제로를 선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리뉴얼된 코카콜라 제로는 제로 특유의 미끌거리는 맛이 많이 줄고 라이트한 느낌이 나서 마시기에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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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가 우세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오리지널에 표가 몰렸다. 음식과 함께 즐길 때에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른바 ‘끝 맛’이 비교 시음에서는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리지널 영양성분은 나트륨 11㎎, 탄수화물 37g, 당류 37g, 지방 0g, 트랜스지방 0g, 포화지방 0g, 콜레스테롤 0㎎, 단백질 0g 등이다.

    반면 코카-콜라 제로 영양성분은 나트륨 22㎎, 탄수화물 0g, 당류 0g, 지방 0g, 트랜스지방 0g, 포화지방 0㎎, 콜레스테롤 0g, 단백질 0g 등이다.

    다만 굳이 차이를 찾아내려는 비교 시음이 아니었다면 사실상 큰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가격이 다른 것도 아닌 만큼, ‘그래도 오리지널이 좋다’면 오리지널을, 건강을 생각한다면 ‘제로’를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 것만으로도 리뉴얼의 의미는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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