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현지화 취지 더빙 작업 대규모 인력·제작비 투자다양한 장르·작품 시청층 수요 대응, 배리어프리 일환더빙판 케데헌 대박, 품질과 접근성 동시 제고
  • ▲ 성우들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장면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넷플릭스
    ▲ 성우들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장면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콘텐츠 현지화 차원에서 자막뿐만 아니라 더빙에도 힘쓴다. 다양한 장르의 해외 콘텐츠에 한국어 음성을 지원하면서 늘어나는 더빙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11일 해외 콘텐츠의 한국어 더빙 제작 과정을 소개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넷플릭스 최민디 더빙 시니어 매니저를 비롯해 픽셀로직코리아 김민수 디렉터와 김형석 PD가 참석했다.

    더빙은 다양한 시청자층에서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글을 읽지 못하는 유아동, 귀로 듣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고령층 또는 장애인이 아니더라도 더빙을 선호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최민디 시니어 매니저는 “많은 분들이 집안일이나 출근 준비 시간, 운동 중에도 더빙을 활용하고 있다”며 “온 가족이기 즐기기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해외에 있는 한인들이 자녀 교육용으로 한국어 더빙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더빙을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산업 전반에 파급력을 주는 작업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인력과 제작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작품마다 다르지만 평균 10개 언어로 더빙을 지원하며, 평균 한 개 언어에 50명이 넘는 프로덕션 인력이 투입된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전반적으로 더빙보다 자막 선호도가 높지만,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에 더빙 제작을 위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시청층이 다양해지면서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는 더빙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김민수 디렉터는 “넷플릭스와 다양한 종류의 더빙 작업을 해오면서 단순히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아닌 더빙 가능성을 넓혀가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며 “다양한 국가 콘텐츠와 장르물에 더빙을 적용하기 위해 성우 캐스팅을 다양화하거나 특화된 번역가를 기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다큐멘터리나 애니메이션, 실사 등 장르별로 다르게 더빙에 접근하는 노력을 지속하면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언어 장벽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리어프리 일환으로 시작장애인을 위한 더빙과 화면해설을 동시에 제공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매니아층이 탄탄한 일본 애니메이션은 더욱 신경을 많이 쓰고 특별하게 작업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형석 PD는 “장르나 국가에 따라 접근방식이 다르고 다큐멘터리는 내레이션이 중심이기 때문에 목소리 톤과 발음의 정확성 등 의미 전달이 중요한 요소”라며 “애니메이션은 과장된 표정과 동작이 많아 성우의 발성과 전달력이 중요하고 실사는 과하지 않게 자연스러운 말투를 따라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어 더빙이 빛을 본 사례다. 영어와 한국어 자막 버전만 아니라 한국어 더빙 버전도 팬들에게 사랑받으며 관련 쇼츠와 밈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작품에는 스테레오 음향을 넘어 몰입감을 높이는 애트모스 음향이 적용됐고, 한국어 더빙과 화면해설을 제공하며 콘텐츠 품질과 접근성을 동시에 높였다.

    넷플릭스는 해외 콘텐츠 한국어 버전을 확장하고 고품질 더빙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로 성우 인재 양성도 병행 중이다. 김민수 디렉터는 “성우 양성을 위해 신인과 베테랑 성우를 다양하게 기용하도록 넷플릭스로부터 요청받고 있다”며 “신인 성우들이 베테랑 성우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성장하고 작업한 작품에서 더 큰 역할로 사랑받게 하는 것이 목표이기도 하다”고 피력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와 진우의 한국어 성우를 맡은 신나리, 민승우 성우가 참석해 작중 일부 장면에 한국어 음성을 입히는 과정을 시연하기도 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신나리 성우를 비롯해 프리 성우가 된 지 얼마 되지않은 신인급이 대부분 배역을 맡았다. 케이팝이라는 소재와 신인 아이돌이 활양하는 콘텐츠에 맞춰 새로운 목소리로 작업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린다는 점에서다.

    신나리 성우는 “루미 캐릭터 한국어 더빙을 작업하면서 케이팝과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한국어로 말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원어 자막 시청을 선호하는 시청자들도 한국어 더빙판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명감을 가지고 작업에 임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더빙 제작팀에 유연성을 보장하고, 시청 중 이탈구간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SNS 반응을 수집하는 피드백도 반영하고 있다. 장르별 특화 번역가를 기용하고 화면해설 디렉터를 양성하는 등 제작 환경에 투자하면서 앞으로도 더빙과 화면해설 콘텐츠 확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김 PD는 “더빙을 싫어하는 시청자들은 어색해서 볼 것 없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콘텐츠를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며 “더빙 작품을 통해 한국 정서에 맞는 해석을 느낄 수 있고 원작을 뛰어넘은 재미와 감동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 ▲ 최민디 넷플릭스 더빙 시니어 매니저 ⓒ넷플릭스
    ▲ 최민디 넷플릭스 더빙 시니어 매니저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