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장 이익 비중 높아 매출 타격 우려 업계 "일본, 유럽 경쟁사도 관세 동일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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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동나비엔
    미국이 한국산 보일러·온수기에 15%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보일러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경동나비엔과 20%에 달하는 귀뚜라미 모두 가격 인상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보일러업체들은 일본과 유럽 경쟁사들도 동일한 관세를 부과받은 점에선 안도하면서도 향후 미국에서 가격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심하고 있다. 양국 간 관세 논의가 한창이던 2분기에는 보일러·온수기 등 주요 제품 수출을 늘려 일시적인 관세 부담을 덜었지만 4분기부터는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경동나비엔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3651억원 가운데 미국 법인(캐나다 포함) 매출 비중은 58.2%에 달한다. 자회사인 캐나다 법인을 제외한 미국 법인 단독 비중도 52.7%로 절반을 넘는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관세 대응은 장기적으로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사안"이라며 "관세를 한국만 부과받는 것이 아니라 일본, 현지기업 등 주요 경쟁사들도 같은 조건이어서 시장 환경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시장은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통해 제 값 받고 판매하는 구조로, 영업이익 면에서도 유리해 시장을 키워왔다"고 덧붙였다.

    귀뚜라미 역시 해외 매출 비중은 20%로, 대부분이 북미에서 발생한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경쟁국가들이 관세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살펴본 뒤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2분기에는 보일러·온수기 물량을 선제적으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귀뚜라미는 최근 200kW급 마이크로 CHP(열병합발전) 시스템을 미국 현지 맞춤형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도시가스로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열을 난방·온수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가스요금이 싸고 전기요금이 비싼 미국에서는 경쟁력이 높다. 향후 시장 반응에 따라 마이크로CHP가 관세 부담을 상쇄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뒤따른다. 

    업계는 이번 관세의 실질적 영향이 올해보다 내년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담이 커지면 북미 시장 가격 인상 여부가 향후 실적에 직접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연내에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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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뚜라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