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연체율 1.58%로 지방은행 '최악'…광주은행도 1%대고정이하여신(NPL)비율 등 건전성 지표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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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오너 일가인 전임 김한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직에 올랐다. 김 회장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기업 여신 기반이 그리 넣지 않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았지만 나름 선전을 했다. 올 3월에는 전문 경영인으로는 이례적으로 3연임에까지 성공했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늘은 더욱 짙어져 갔다. 겉으로 보는 실적은 여전히 화려했지만, 속은 조금씩 멍이 들어갔다.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JB금융은 사상 최대 실적을 또다시 갈아치웠지만, 화려한 숫자 뒤에는 건전성 악화와 구조적 취약성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핵심 계열사 전북은행은 연체율이 1% 중반으로 치솟아 지방은행 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또 다른 축인 광주은행마저 부실 조짐을 보이며 그룹 전반의 건전성에 '붕괴 경고등'이 켜졌다. 두 은행 모두 올해 2분기 고정이하여신 비율과 NPL(부실채권) 커버리지가 악화하면서 손실흡수 능력이 뚜렷하게 떨어지고 있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올해 2분기 연체율은 1.58%로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1.09%) 대비 0.4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광주은행 역시 연체율이 1%대를 넘으며 ‘심리적 마지노선’을 돌파했다.전북은행의 가파른 연체율 상승은 전라북도 지역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전북 지역 가계대출 연체율은 1.04%로, 지난해 12월(0.65%) 대비 0.39% 올랐다.부실채권 대비 충당금 비율인 NPL 커버리지가 하락하면서 손실 흡수 능력도 약화된 상태다. JB금융의 2분기 NPL 커버리지 비율은 전년 동기(134.7%) 대비 20.7%포인트 하락해 금융당국 권고치인 100%를 간신히 웃돌았다. 이는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 여력이 다소 감소했음을 뜻한다.특히 이러한 지표 악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 우려된다.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JB금융은 기업여신 확대 전략을 추진했지만, 경기 둔화로 인해 기업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또한 특정 업종과 지역에 대한 편중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건전성 악화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다.지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 자영업 등 전반에 걸쳐 부실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경기가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으면 연체율과 NPL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금융권 안팎에서는 김기홍 JB금융 회장과 경영진의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김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진행된 중금리대출은 부실률이 12%에 이르며 약 250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로 인해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JB금융은 '지속가능 성장'을 강조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연체율이 지방은행 평균을 웃도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강화 등 경쟁력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며 "새 정부의 포용금융 강화 기조에 맞춰 비이자이익 개선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