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동기·민변 출신' 이찬진 변호사 내정금감원장에 측근 인사 연속 … 국정 철학 구현에 무게
  • ▲ 이찬진 변호사. ⓒ뉴시스
    ▲ 이찬진 변호사. ⓒ뉴시스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이찬진 변호사가 13일 내정됐다.

    금융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명에 따라 이날 임시 회의를 열고 이찬진 변호사를 새 금감원장으로 임명 제청했다. 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면 이찬진 변호사가 새 정부 첫 금감원장이 된다.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이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 출신인 이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주요 재판을 맡아온 '측근 중 측근'으로 꼽힌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정통 금융관료가 아닌 대통령 철학 동조형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공성 철학 공유한 '신뢰 인사'

    이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이재명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으며, 노동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최근까지도 이 대통령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변호를 맡았다. 정치·사법적 위기 국면에서 대통령을 변호한 만큼, 두 사람 간 신뢰가 깊다는 평가다.

    새정부 출범 당시 국정기획위원회 사회 1분과장을 맡아 공공의료 확대와 영리화 반대, 지역의료 강화 등을 주장했다. "공공의료 전달체계의 통합 관리와 중앙 컨트롤타워 설치"를 강조하는 등,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혁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금융 분야에서 내세우는 '건전한 자본시장'과 '금융소비자 보호'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 기조 실현형 인사 … 금융전문성 논란 '불가피'

    전통적으로 금감원장은 금융관료나 금융권 인사뿐 아니라 교수 출신, 정권 측근 등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잦았다. 이번에도 윤석열 정부 당시 이복현 전 원장에 이어, 금융전문가가 아닌 대통령 측근 인사가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금감원 운영의 초점이 국정 철학 구현에 맞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외부 민간 변호사를 발탁한 것은 금융권 기득권 구조를 견제하고 조직 혁신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 사모펀드 제도 정비 등 민감한 현안에서 '대통령과 뜻을 같이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감독 현장의 실무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국제 금융환경 변화와 대형 금융사의 건전성 이슈 등 복잡한 사안을 다뤄야 하는 만큼, 금감원 내부 관료조직을 장악하고 현안을 조율하는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