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대로 공급자 우위 시장 수년 치 일감 확보… 단기 약세 "시장 다변화로 유럽 시장 공략"
  • 미국 상무부가 변압기를 포함한 전력기기에 대한 관세 부과 범위를 확대하면서 국내 전력기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관세 시행 첫날인 18일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주가가 급락하는 등 충격이 불가피했지만 업계는 "단기 충격은 크지만 장기 피해는 제한적"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무부는 지난 17일자 관보를 통해 변압기를 포함한 일부 전력기기 품목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 조치로 국내 주요 전력기기 기업의 수출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전일 효성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3.13% 하락한 117만7000원에 마감했고, LS일렉트릭은 6.84% 떨어진 28만6000원, HD현대일렉트릭은 5.64% 하락한 46만원에 각각 마감했다. 

    세부 관세는 변압기 안에 들어가는 철강의 비중이나 중량에 따라 세율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은데 업계에서는 현재 15% 상호관세에 +α 가 더해져 대략 20% 전후로 세율이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업별 대응 전략에 따라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LS일렉트릭은 주력 제품인 배전기기들이 이번 관세 확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LS일렉트릭은 "미국이 추가 관세를 예상했지만 시기가 너무 빨라 당황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미국이 최대 시장이긴 하지만 초고압 직류송전(HVDC)용 변압기는 유럽에서 수요가 커 시장 다변화를 통해 유럽 공략을 강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멤피스 공장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수출분 비중이 크지 않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대미 수출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소화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관세로 인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변압기 내에 포함되는 철강 함량 등 비중을 따져서 관세가 추가되는데 15% 상호관세 틀에서 큰 차이없이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관세 확대에 따른 충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 전력기기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주요 전력기기업체들의 수주잔고가 이미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역시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팹, 신재생 인프라 확충으로 공급자 우위가 이어지고 있어 관세로 제품 가격이 오르더라도 발주처가 대체 수단을 찾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화 기조가 한층 뚜렷해졌다"며 "현재처럼 공급자 우위 시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 감소 보다 관세 인상분이 제품 가격에 전가돼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