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입찰 실시, 경영권 지분 63.38% 매각 대상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 확정, 연내 거래 종결 전망자금력 충분한 양측… 입찰가·경영안정성이 승부 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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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경산업 인수전이 본입찰 단계에 들어서면서 태광산업과 앵커프라이빗에쿼티(PE)의 양자 대결이 본격화됐다. 특히 주력인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신사업 확장이 절실한 태광산업이 최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에 이어 애경산업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경홀딩스는 이날 애경산업 지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매각 대상은 애경홀딩스 보유분 39.08%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총 63.38%로,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는 약 8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복수의 원매자가 참여해 3곳이 숏리스트에 올랐지만, 실질적으로는 태광산업과 앵커PE 간의 경쟁 구도로 압축됐다. 두 곳 모두 자금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아 최종 인수자는 가격 제시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태광산업은 외부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룹 계열 사모펀드인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와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투자자 모집을 맡고 있으며, 티투PE는 태광산업과 티시스가 각각 41%를 보유하고 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장남 이현준씨와 장녀 이현나씨도 각각 9%씩 지분을 보유해 오너 일가의 영향력이 큰 구조다.

    태광산업은 석유화학과 섬유, 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왔지만,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사업을 정리하는 등 사업 구조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 흥국생명을 통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연내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 인수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 6월 자사주를 대상으로 교환사채(EB) 발행을 시도했으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이에 반기를 들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해 보류된 상태이다. 

    앵커PE는 국내 대표 사모펀드로 소비재·서비스 기업 투자 경험이 풍부하다. 다수의 중견기업을 인수·육성한 사례가 있어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는 평가다. 다만 재무적 투자자(FI) 특성상 중장기 성장보다는 기업가치 제고 후 재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애경산업은 '2080 치약', '케라시스', '샤프란' 등 생활용품과 'AGE 20’s', '루나' 등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소비재 기업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화장품 소비 위축과 생활용품 시장 경쟁 심화로 실적이 둔화됐다. 올 상반기 매출은 3228억원, 영업이익은 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 3427억원, 영업이익 339억원과 비교해 모두 줄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매각 주관사는 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하고 실사와 본계약 협상을 거쳐 연내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후보 모두 자금력이 충분하고 가격 경쟁이 핵심 변수가 되겠지만, 매도자 측은 향후 회사의 안정성과 성장성도 함께 고려할 것"이라며 "경영권 매각인 만큼 사업 시너지와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이 최종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