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중기 매출 기준 1500억원 → 1800억원 상향 물가 급등으로 성장없이 매출만 늘어난 기업들 '구제'중견련 "1500억원도 높아… 피터팬 증후군 우려"
-
- ▲ 자료사진 ⓒ뉴데일리
정부가 10년 만에 중소기업 매출 기준을 1500억원에서 1800억원으로 확대하자, 중소기업계와 중견기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정부는 코로나19 이후 물가와 원가 급등으로 실질적 성장 없이 매출만 늘어나 중소기업 '졸업' 판정을 받는 기업의 불합리한 탈락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중견기업계는 이번 상향이 성장 사다리를 약화시키고 '피터팬 증후군'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중소벤처기업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중소기업 매출액 범위를 기존 400~1500억원 이하에서 400억~1800억원이하로, 소상공인을 포함한 소기업 매출 기준을 10억~120억원 이하에서 15억~140억원 이하로 각각 조정했다.정부는 "물가 상승으로 매출만 늘어난 기업이 중소기업 지위를 잃는 불합리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소기업계에서는 매출 기준을 초과해 중소기업 범위에서 벗어나면 세제 혜택, 정책자금, 지원사업 등 각종 혜택을 잃게 돼 부담이 크다며 매출 기준을 2000억원까지 높여달라고 호소해왔다.이번 개편으로 중소기업을 졸업했던 약 500여개 기업이 다시 중소기업 지위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계는 이를 환영하며 "매출 기준 경계선에 있던 기업들이 다시 정책 지원 대상이 되면서 인재 확보, 기술 투자, 혁신 활동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반면 중견기업계는 이번 개정으로 기존 중견기업 상당수가 중소기업으로 재편입되면서 성장 사다리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 5월 ‘중견기업 범위기준과 직결되는 중소기업 범위기준 검토 및 제언’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 매출 기준은 이미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상한선인 1500억원은 영국(약 941억원), 미국(약 641억원)보다 높으며, 특히 우리나라는 3년 평균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해 물가나 경기 변동도 일정 부분 반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기준이 상향될 경우 전체 중견기업의 최대 18.7%인 약 492개사가 다시 중소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는 2023년 한 해 새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292개)의 1.7배에 달하는 수치다.중견련은 "중견기업으로 올라서면 규제는 늘고 지원은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머무를 조건만 완화하는 것은 산업 발전의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