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 등 빅4 투자 위축포스코 CAPEX 전년비 41.3%↓·현대제철 7.3%↓고용 및 인건비도 제자리… 허리띠 졸라매기 지속美 50% 관세에 '노란봉투법' 여파까지 악재 겹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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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들. ⓒ연합뉴스
국내 철강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에 허리띠를 졸라매며 투자활동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포스코·현대제철을 비롯한 주요 철강사의 투자가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고용과 임금 지표도 둔화한 모습이다. 철강업계는 미국의 50% 관세 장벽과 노조 갈등까지 겹쳐 당분간 시름을 이어갈 전망이다.2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 등 국내 철강 빅4의 올 상반기 유·무형자산취득액 기준 투자액(CAPEX)이 전년 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토지·건물·기계장치·차량·전산기기는 물론 특허권·라이선스 등 투자액을 아우르는 CAPEX는 기업의 미래 이윤 창출을 증대하기 위한 투자지표로 활용된다.우선 포스코의 상반기 투자액이 1조14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조9533억원보다 4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22조2806억원에서 22조3470억원으로 0.3% 증가하며 제자리걸음을 걸은 사이 투자는 급감, 매출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8.8%에서 올해 5.1%로 축소됐다.현대제철은 올 상반기 9134억원을 투자액으로 지출했다. 지난해 상반기 9855억원을 투자에 들인 것에 비춰 7.3% 줄어든 수치다. 현대제철의 상반기 매출은 11조5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줄었는데, 투자액이 더 큰 폭으로 축소하며 매출 대비 투자 비중도 1년 전 8.2%에서 7.9%로 작아졌다.동국제강의 상반기 투자액은 374억원으로 전년보다 27.4% 줄었다. 매출은 1조6192억원으로 1년 새 13.3% 감소, 매출 대비 투자 비중은 2.8%에서 2.3%로 축소됐다. 반면 동국씨엠은 상반기 매출이 1조4368억원으로 전년보다 28.4% 늘었고, 투자액도 321억원으로 116.9% 급증했다. 매출 대비 투자 비중도 1%p 이상 높아졌지만, 2.2%에 그쳐 저조했다.세아제강의 경우 상반기 투자액이 101억원으로 전년보다 59% 급감했고, 세아베스틸은 220억원으로 32.8% 줄었다. 세아제강과 세아베스틸 매출은 1년 전보다 각각 11.3%, 5.6% 줄었는데, 투자액이 더 큰 폭으로 축소하며 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도 세아제강 2.8%→1.3%, 세아베스틸 3%→2.1%로 작아졌다.중국발 저가 공세와 건설 경기 악화에 따른 수요 부진, 미국의 50% 관세 폭탄 등 삼중고가 겹치면서 미래 먹거리 비용을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사들은 실제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 운용하면서 불필요한 자산은 매각하고, 친환경 투자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 꼭 필요한 분야에만 선별 투자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이러한 노력 속에 철강업계의 고용과 임금 체계도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의 정직원은 1년 새 240명 감소한 반면 비정규직은 274명 늘었고, 소속 외 근로자수는 2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현대제철의 정규직 또한 106명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은 69명 늘며 고용 환경이 악화했고, 소속 외 근로자수도 600명 이상 축소됐다.소속 외 근로자는 용역, 도급, 파견 등 사업주가 직접 고용한 근로자는 아니지만 다른 기업에 고용돼 해당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주로 청소나 경비, 사무, 운전 등의 업무를 맡는다. 철강사의 사업 둔화에 따라 일감이 줄면서 이들 외주 근로자 또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철강사의 인건비 또한 축소되거나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포스코는 올 상반기 등기임원 6명에게 1년 전보다 4억5100만원 줄어든 총 21억19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미등기 임원은 58명에서 55명으로 줄었고, 이들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억3900만원에서 2억2100만원으로 감소했다.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등기임원이 10명으로 지난해보다 1명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보수 총액은 8700만원이 줄었다. 미등기 임원 수는 66명으로 지난해와 똑같지만, 지급액은 지난해 상반기 124억42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06억4300만원으로 축소됐다. 이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1억8900만원에서 1억6100만원으로 감소했다.철강업계는 미국의 50% 관세 부과와 노조 이슈로 당분간 가시밭길을 걸을 전망이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따른 타격은 현실화한 상황으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7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2억8341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5.9% 급감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2년6개월 만에 가장 크다.최근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한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법 2·3조 개정안)이 통과되자마자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원청인 현대제철에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조만간 현대제철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