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까지 전자전기 체계개발사업 입찰 진행KAI와 LIG넥스원이 체계종합 맡아 맞대결 구도플랫폼 통합 역량과 전자전 장비 기술력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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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G넥스원과 대한항공이 체계통합을 추진하는 한국형 전자전기 형상 ⓒLIG넥스원
현대 전장에 필수로 꼽히는 전자전기 개발 사업에 KAI-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대한항공이 컨소시엄을 꾸려 격돌하고 있다. 한쪽은 항공 플랫폼, 다른 한쪽은 전자전 장비를 대표하는 업체가 주계약업체로 나서, 체계종합 역량이 수주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31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1조7775억원 규모의 전자전기 체계개발사업 입찰을 공고하고 내달 2일까지 입찰 등록과 제안서 접수를 마무리한다.오는 10월 최종 사업자를 선정해 8년 이상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로, 캐나다 봄바르디어사의 G6500 비즈니스 제트기를 들여와 전자전기 4대를 확보하는 고난도 체계개발 사업이다.전자전 항공기는 고출력 전자파를 활용해 적 레이더와 통신망,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하는 전략 자산이다.미국·러시아 등 소수 군사 강국만 보유할 정도로 기술 장벽이 높으며, 동맹국 간에도 사실상 기술이전이 불가능하다. 이에 국내 독자개발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이번 사업은 KAI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과 대한항공이 각각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나섰다.항공기 개조·통합은 KAI와 대한항공이, 탑재 전자전 장비는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맡는다.특히 이번 사업은 항공 플랫폼 개조를 담당하는 대한항공 대신 LIG넥스원이 체계종합 업체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플랫폼 업체와 장비 업체 간 맞대결 구도가 형성됐다.따라서 항공 플랫폼과 탑재 장비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와 ‘무엇을 싣고 날릴 것인가’ 중 어떤 부분이 사업 수주에 결정적 역할을 할 지가 관심을 모은다.KAI는 기체 내외부에 표적을 탐색·교란하는 고출력 레이더와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들이 탑재되는 만큼, 플랫폼과 전자전 장비가 오차 없이 작동하도록 통합하는 체계종합 능력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KAI는 지난 30여 년간 국산 항공기 5개 기종과 20여 종의 파생형 개발 경험과 민간 항공기 기반 군용 항공기 전환 설계 변경, 항전 통합, 비행안전 적합 인증(감항인증) 등 자체 진행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운다.여기에 전자전기 사업의 선행 과제인 '스마트 다중빔 고출력 송신장치'의 시제업체로 참여한 한화시스템과 손을 잡으며 다양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자전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양사는 이번 사업을 수주해 독자적인 전자전 기술을 바탕으로 KF-21EX, 차세대 유무인 공중전투체계 완성에 이르는 기술을 확보해 다음 사업에 연속성을 이어 나간다는 전략이다.LIG넥스원은 47년간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축적해온 전자기전 핵심 기술을 항공기에 통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해외에서 들여온 민항기를 개조·제작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전자기전 임무 장비를 체계 통합·운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수주해 향후 있을 특수임무 항공기 개발 사업에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LIG넥스원은 항공기용 ECM(전자공격), RWR(디지털 레이더경보수신기), ESM(전자지원), EPM(전자보호) 등 전자기전 전 분야에 개발 경험을 보유한 것은 물론 국내 유일의 지향성 전자공격 기술을 실증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이와 함께 국내에서 민항기 중정비·개조, 부품 제작과 군용기 성능 개량 및 정비 역량을 갖춘 대한항공과 협력해 군용화 개조 후 비행안전성 확보 및 감항인증까지 사업을 수행하며 시너지를 낼 복안이다.대한항공 역시 지난 50여 년간 군용 항공기 체계개발·양산·정비·성능 개량을 수행하며 다양한 민항기 개조·제작 역량을 키워왔다.양사는 이번 협력을 기반으로 유·무인 특수임무기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과 수출 기회도 모색할 방침이다.일각에서는 이번 사업 결과가 후속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업 수주를 위한 저가 입찰이나 제안서 부풀리기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전자전기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전자전 역량 확보 뿐 아니라 향후 글로벌 시장 수출 등으로 연결될 수 있어 수주를 위한 과도한 경쟁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