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판매 변압기 40%는 미국 현지서 생산60% 수출 물량 관세 대상… 비용 증가 불가피미국공장 증설에 1850억 투입, 2026년 말 완공공급자 우위 시장… 실적 성장세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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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일렉트릭 미국 앨라배마 법인. ⓒHD현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대한 50% 고율 관세로 국내 변압기 제조기업도 관세 폭탄의 사정권에 들게 됐다. 미국 대형 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현지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며 북미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적용 대상이 되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을 407종 추가 발표했다. 이번에 추가된 제품은 기계류 및 부품, 자동차 부품, 전자기기 및 부품 등으로 변압기 역시 대상에 포함됐다.무게 200톤(t)이 넘는 초고압 변압기는 대당 2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 이상에 이르는 고가 전력기기다. 변압기는 전기강판, 권선(구리), 절연재료, 절연유 등을 주 원재료 가운데 전기강판이 변압기 제조원가의 약 30%를 차지한다. 여기에 50%의 관세가 적용되고 나머지 70%는 상호관세 15%가 부과될 예정이다.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 내 대형 변압기 시장 점유율은 2022년 7%에서 지난해 15%로 급증, 1위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 판매 물량의 40%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고 나머지 60%는 울산 공장에서 제조해 수출 중으로, 수출 물량의 고율 관세 적용에 따른 비용 증가가 불가피해졌다.HD현대일렉트릭은 현지생산 물량을 확대해 관세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1850억원을 투자해 미국 앨라배마에 2차 증설을 진행 중으로, 이 프로젝트는 2026년 말 완공돼 2027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이를 통한 미국 현지생산 물량은 연 100개에서 150개 수준으로 늘 전망이다.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 수요 증가와 함께 두드러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 매출은 2022년 2조1045억원에서 2023년 2조7028억원, 2024년 3조3223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022년 1330억원, 2023년 3152억원, 지난해 6690억원 등 우상향하고 있다.올 상반기 매출은 1조9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영업이익은 4273억원으로 26.1% 각각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상반기 19.7%, 올 상반기 22.2% 등으로 뛰어난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이 회사의 최대 수출 시장인 북미 매출 또한 2022년 4259억원, 2023년 7281억원, 2024년 약 1조62억원 등 급성장 중이다. 북미 매출은 올 상반기에만 7067억원을 기록, 연간 기준 지난해 성과를 거뜬히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업계에서는 공급자 우위 구조의 변압기 시장 특성상 관세 부담의 상당 부분을 가격 협상을 통해 고객사에 전가, HD현대일렉트릭이 수익성을 방어할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미 3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로,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9조원에 달한다.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확장, 노후 전력망 교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으로 변압기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현지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