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억 출자한 고려아연, 개입 의혹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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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영풍 본사. ⓒ영풍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최근 검찰이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와 투자책임 배재현, 원아시아파트너스(원아시아) 지창배 대표 등 SM엔터 주가조작의 주요 인물들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중형을 구형한 데 따른 후속 대응이다.1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이 원아시아의 하바나제1호 사모펀드에 단독으로 1016억원을 출자한 정황을 지적하며 “최윤범 회장이 SM엔터 주가조작에 공모했다는 의혹이 규명돼야 한다”고 밝혔다.검찰은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범수 위원장이 2023년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카카오 측과 원아시아가 공모해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를 방해하고, 주가를 공개매수가(12만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했다고 판단하고 있다.이에 지난달 29일 김범수 위원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고, 배재현 대표에는 징역 12년과 벌금 5억원을, 지창배 대표에는 징역 10년 및 벌금 5억원을 각각 구형했다.카카오와 원아시아간 공모 혐의의 중심엔 ‘하바나제1호 사모펀드’가 있다. 고려아연은 총 1112억원 규모의 하바나제1호 펀드에 1016억원을 출자, 핵심 출자자(LP) 역할을 했다.형사재판에서 증언 등에 따르면 해당 펀드는 2023년 2월 10일 카카오 투자 책임자 배재현이 원아시아 지창배 대표에게 “SM 주식을 1000억원 규모로 매입해 달라”고 요청한 직후인 2월 14일 정관을 개정했다.펀드 정관 개정은 법률 검토 등을 위해 최소 2주일 이상 걸리는 절차다. 그러나 출자요청기간을 단 1영업일로 축소하고, 수익 배분 구조를 원아시아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조정하는 등 이례적이고 공격적인 조건으로 변경됐다.그 바로 다음 날인 2월 15일부터 고려아연은 해당 펀드에 단독으로 총 1016억원 출자를 시작했고, 2월 16~17일 사이 해당 자금은 SM엔터 주식 대량 매집에 활용됐다. 이는 검찰이 ‘공개매수 저지를 위한 장내매수형 시세조종’으로 규정한 자금흐름의 핵심이다.하바나1호 펀드는 고려아연이 99.82%를 출자한 사실상의 단독 펀드로, 일반적인 펀드운영과 달리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자금 출자자이자 실질적 의사결정 주체로 기능했을 것이란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 원아시아 지창배 대표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중학교 동창으로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영풍은 “이와 같은 구조에서 펀드의 정관 변경과 자금 집행이 대표이사의 승인 없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윤범 회장이 해당 구조를 사전에 인지하거나 승인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으며, 이는 명백한 자본시장법 위반 혹은 배임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SM엔터 주가조작의 실질적인 자금줄이었던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대표를 즉각 조사해야 한다. SM엔터 주식 매입 구조에 대한 사전 인지 및 공모 여부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