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172조·5대 금융 95조 지원관세 충격 최소화 위해 민관 총력 지원체제석유화학·철강·車 살린다… 1조 기업구조혁신펀드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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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발(發) 관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민간 금융권이 손을 맞잡았다. 정책금융기관과 5대 금융지주가 내년까지 총 267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쏟아내기로 한 것. 이 가운데 5대 금융지주가 투입하는 자금은 95조원에 달한다.

    금융위원회는 3일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미국 관세 대응 정책금융-금융지주 간담회'에서 이 같은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회의에는 금융감독원,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정책금융기관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핵심 임원들이 참석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이제는 관세 피해 최소화 및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금융 지원방안을 보다 구체화하고 강화해 나갈 시점"이라며 "피해기업이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도록 든든한 기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금융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금융권은 연초부터 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책금융기관은 8월 말까지 약 63조원, 5대 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45조원을 각각 지원했다. 내년까지 정책금융기관은 총 172조원, 5대 금융지주는 총 95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정책금융의 지원은 ▲경영애로 해소(36조 3000억원) ▲수출 다변화(33조 3000억원) ▲산업 경쟁력 강화(91조 5000억원) ▲사업재편 기업 지원(11조 원) 등 4대 분야로 나눠진다. 

    산업은행은 관세 피해기업뿐 아니라 수출 다변화 기업까지 지원 대상을 넓히고, 대출 한도를 최대 10배까지 확대한다. 수출입은행은 최대 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해 금융비용을 줄인다. 신보와 기보는 특례보증의 심사 절차를 간소화해 신속 지원을 약속했다.

    민간 금융권의 지원도 다양하다. KB금융은 유망 제조업 법인에 금리 우대와 보증 출연을 확대하고, 신한금융은 첨단전략산업 단지 전용 대출을 내놓는다. 하나금융은 자동차 산업 수출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을, 우리금융은 수출기업 유동성 공급과 금융비용 경감을 집중한다. NH농협금융은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을 지원하고, 대기업 협력업체에 금리 인하 혜택을 준다.

    박영준 KB금융지주 전무는 "단순한 단기 유동성 지원 등을 넘어, 피해기업과 유관 산업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R&D투자, 판로 다변화, 사업구조 재편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석헌 신한금융지주 부사장도 "업종별 특성과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남호식 하나금융지주 상무는 "외국환 전문성의 강점을 최대화해 수출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수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역시 " 수출기업 전용상품 개발 및 수출지역 다변화를 위한 전문 컨설팅 지원 등 비금융분야에서도 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호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은 "농협금융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활용한 농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금융당국과 캠코는 1조원 규모 기업구조혁신펀드(6호)를 선제 조성하기로 했다. 후순위 출자 비중을 기존 5%에서 10%로 늘려 민간 투자를 유인하고, 펀드의 60% 이상을 석유화학·철강·자동차·이차전지·반도체 등 주력산업에 집중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김병철 금감원 부원장은 "관세 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에서 있어서 금융권의 협력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부도 현장의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건의·해소하는데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