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美 OTT가 투자, 美 제작사서 만든 韓 없는 K-콘텐츠넷플릭스 역대 영화 1위로 … OST 빌보드 차트 1위 기록 중외국인 관광객 역대 규모로 늘어 … 흥행 이어갈 K-콘텐츠가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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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팝 데몬헌터스. ⓒ넷플릭스
OTT 넷플릭스에서 전례 없는 흥행 열풍을 불러 오고 있는 ‘케이팝 데몬헌터스(이하 케데헌)’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다. 미국의 OTT 넷플릭스가 투자하고 케나다인 감독 매기 강이 연출을 맡아 미국의 소니픽쳐스가 제작했기 때문이다.서울을 배경으로 한국인과 K팝, 한국의 무속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정작 제작, 투자, 유통 과정에서 한국은 전무하다. 그야 말로 한국 없는 K-콘텐츠인 셈. 이는 우리의 콘텐츠, OTT 업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3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OTT 역사에서 ‘케데헌’의 인기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단번에 넷플릭스 영화 시청 1위를 꿰찼고 ‘케데헌’의 메인 OST ‘골든(Golden)’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3주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넷플릭스 역사상 누적 시청수 부동의 1위를 점유하고 있던 ‘오징어게임 시즌1’의 기록 2억6520만회도 ‘케데헌’에 의해 깨졌다. 이날 기준 ‘케데헌’의 누적 조회수는 2억6600만회를 돌파했다.‘케데헌’의 이런 흥행은 넷플릭스 측도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넷플릭스 관계자는 “‘케데헌’의 흥행을 바랐지만 이정도로 폭발적으로 성공할 것이라고는 내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케데헌’은 사실 K팝과 한국을 무대로 하고 있지만 ‘한국 없는 K-콘텐츠’에 가깝다. 넷플릭스에서 투자했고 소니픽쳐스가 제작했다. 한국계 미국인이 제작 과정에 참여했지만 근본적으로 ‘케데헌’의 제작, 유통과정에서 한국은 없다. 음원 수입도 온전히 소니픽처스의 몫이다.이 때문에 콘텐츠 업계에서는 미국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시리즈에 비유하기도 한다.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 판다를 주인공으로, 중국의 신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졌지만 제작, 유통은 온전히 미국 기업에 의해 이뤄진 미국의 영화이기 때문. -
- ▲ 농심X케데헌 콜라보 상품.ⓒ농심
실제 ‘케데헌’이 국내로 역수입되는 상황까지 벌어지는 중이다. 국내 식품기업 농심은 최근 ‘케데헌’과 협업한 ‘신라면’과 ‘새우깡’을 출시했고 에버랜드는 오는 26일 ‘케데헌 테마존’을 개장하고 관련 굿즈와 체험형 콘텐츠를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발빠르게 ‘케데헌’ 갤럭시 테마 11종을 무료로 배포했다고 파리바게뜨는 ‘케데헌’ 케이크 출시를 예고 중이다.이런 한국 없는 K-콘텐츠의 흥행에 대한 국내 콘텐츠, OTT 업계의 반응은 의외로 긍정적이다.대형 콘텐츠 기업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가 가진 매력이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제작 주체를 떠나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케데헌’이 한국의 매력을 알렸다면 앞으로 진짜 K-콘텐츠를 선보일 기회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국산 OTT업계 관계자도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이른바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가 해외에서도 흥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케데헌’이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콘텐츠업계와 OTT 업계에게 희망이다. 실제 ‘케데헌’의 효과는 태생 국적과 상관 없이 국내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지난 7월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36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케데헌’의 배경이 됐던 북촌 한옥마을, 낙산공원, N서울타워, 홍대 거리 & K-스타로드 등은 해외 팬들의 문전성시가 이뤄지는 중이다. 지난달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419만명에 달했다. 이미 작년 한 해 방문자(378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케데헌’의 모티브가 된 갓이나 호랑이 등의 굿즈는 연일 완판 행렬을 기록하고 있다.다만 ‘케데헌’으로 주목받는 K-콘텐츠의 다음 화두를 설정하는 것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다. 유행은 때론 빠르게 지나가곤 한다. K-콘텐츠에 쏠린 관심과 기대를 이어갈 차기작을 우리가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이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느냐와 직결돼 있다.업계 전문가는 “1990년대까지 전세계적으로 흥행했던 홍콩영화는 질 낮은 아류 영화와 속편의 양산, 홍콩의 중국 반환에 따른 정부의 간섭 등으로 빠르게 쇠락했다”며 “K-콘텐츠의 흥행에 마땅한 양질의 ‘넥스트’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 또한 한 때 유행으로 지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