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 재보완 요구 … 행정법원 1심 선고도 앞둬 환경단체, 신공항 건설 백지화 농성 이어가며 강한 반발 金 총리, 새만금 성과 강조 … 전북 경제단체 "건설 속도내야"새 정부 국정과제에 신공항 포함 … 예산도 두 배 가까이 늘어
  • ▲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전북 군산 새만금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연합뉴스
    ▲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전북 군산 새만금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연합뉴스
    새만금 신공항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에 또 한번 보완을 요구하고 서울행정법원의 기본계획 취소 소송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환경단체들의 건설 백지화 농성까지 이어지면서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연기된 착공이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정부와 지역 경제계는 사업 추진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에 새만금 신공항 등 신공항 사업 추진을 통한 지방 항공관문 확대를 담았다.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는 새만금을 직접 찾아 새만금 신공항의 '적기 완공' 의지를 밝혔고 지역 경제단체들도 새만금 신공항 건설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찬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새만금 신공항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4일 정부 등에 따르면 새만금 신공항 건설 사업을 둘러싼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전북지방환경청은 서울지방항공청이 제출한 새만금 신공항 환경영향평가 1차 보완서에 대해 재보완을 요구하며 제동을 걸었다. 국토교통부는 1차 보완서에서 새만금 신공항이 충남 서천 갯벌에 끼칠 영향과 항공기와의 조류 충돌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환경청은 훼손 정도와 대책에 대해 또 한번의 보완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서울지방항공청은 신공항 건설에 따른 영향 등을 다시 분석해 재보완해야 한다. 

    오는 11일 서울행정법원의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 1심 선고도 앞두고 있다. 시민 1308명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으로, 새만금 신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 검토 미비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1심 선고를 앞두고 환경단체들은 천막 농성에 이어 거리 행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지난달 12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전주에서 서울까지 250㎞를 행진하며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판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외 환경단체와 전문가들도 서울행정법원과 전북지방환경청에 새만금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고 수라갯벌을 보존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개 성명을 보내며 가세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도 지난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를 촉구하는 미사를 개최했다. 

    환경단체들은 신공항 건설이 새만금 수라갯벌을 훼손하고 항공 안전까지 위협한다고 반발한다. 수라갯발이 멸종위기 야생조류 서식지이자 철새 이동 경로라는 점에서 보전 가치가 높고 신공항 건설 시 항공기와 조류 충돌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사업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지역경제단체는 새만금 신공항의 조속한 건설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새만금 신공항은 2019년 문재인 정부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선정되면서 본격화됐다.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면제됐고 국토부는 2022년 6월 기본계획을 확정, 고시했지만 2023년 8월 잼버리 파행 후폭풍으로 새만금 사회간전접자본(SOC)에 대한 적정성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보류됐다 지난해 4월 재개됐다. 전북도는 올해 하반기 착공,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정부와 협력하겠단 입장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새만금을 방문해 새만금 신공항 등 기반시설의 적기 완공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이 자연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모범사례가 돼 그 성과를 국민이 하루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이재명 정부, 국민주권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김광영 전북지사는 2029년 개항이 목표인 새만금국제공항은 환경영향평가 재보완 요구에 지연 우려가 있는 만큼 연내 착공을 위한 신속한 협의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국정과제에서도 새만금 신공항이 포함됐다. 교통혁신 인프라 확충을 목표로 지방 항공 관문 확대를 위한 신공항 사업 추진에는 새만금 신공항을 비롯해 가덕도, 대구경북, 제주제2, 울릉, 흑산, 백령, 서산공항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새만금 신항공 예산 1200억원도 반영됐다. 이는 올해 632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전북지역 경제단체도 지역 균형 발전과 2036년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새만금 신공항 건설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북지역 209개 단체로 구성된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건설 추진연합은 신속한 착공과 길이 연장, 계류장 확대 등 개발 규모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