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양-건설기계-에너지' 3대 사업 포트폴리오 균형조선·전력기기, 정유·건설기계 부진 만회하며 성장 지속HD현대건설기계-인프라코어 합병… 사업재편 신호탄HD현대중-미포도 합병… 방산 역량, 수주 기반 강화
-
- ▲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HD현대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를 손질하며 성장엔진을 재정비하고 있다. 조선과 전력기기 사업의 순항 속에서 건설기계 부문 합병, 조선 계열사 통합, 해외 투자법인 신설 등 굵직한 사업재편이 지속 중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포석이다.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산업계 전반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서도 미국 조선업 재건, AI(인공지능) 투자 기조에 올라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조선은 ‘마스가(MASGA)’ 1호 양해각서(MOU) 체결로 한미 조선협력의 중심에 섰고, 전력기기는 미국 내 1위 사업자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건설기계, 글로벌 톱티어 도약… 2030년 매출 14.8조 목표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주도한 ‘조선해양-에너지(정유화학·전력기기)-건설기계’ 등 3대 사업 포트폴리오 효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정유와 건설기계 부문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 증가와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힘입은 조선과 전력기기가 나란히 ‘슈퍼사이클’을 맞으며 그룹 성장을 이끌고 있다.HD현대는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3대 축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세부 손질하고 있다. 조선부문이 고가 수주잔고 확보와 공정 안정화를 통해 그룹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고, 전력기기도 고부가가치 물량들을 대거 수주하며 업황 변동성을 상호 보완하는 현재를 과감한 사업재편의 적기로 판단한 모습이다.HD현대의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산하의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를 합병하기로 했다. 존속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는 이달 16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와 기업결합 심사 등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1일 합병기일에 맞춰 ‘HD건설기계(가칭)’로 출범한다.이번 합병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업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의 요구에 보다 기민하게 대처하고, 미래 기술력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일원화된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근원적 경쟁력 강화 ▲수익원 다변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
- ▲ HD현대중공업(위), 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 ⓒHD현대
매출 8조 규모로 탄생할 통합 HD건설기계는 브랜드를 ‘HYUNDAI’와 ‘DEVELON’ 등 듀얼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주력사업인 건설장비를 비롯해 엔진, AM(After Market) 등 사업 전 영역의 고른 성장을 통해 오는 2030년 글로벌 톱티어 수준인 매출 14조80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양사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실현될 전망이다. 분산됐던 제품 라인업을 최적화해 콤팩트부터 초대형까지 아우르는 건설장비의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지역별 생산체계도 효율화한다. 엔진 사업과 부품 교체·유지보수 중심 AM 사업을 육성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통합 연구개발(R&D) 역량으로 스마트 장비, 토탈솔루션 등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조선 합병으로 '마스가' 주도, 해외 방산 시장 공략 박차HD현대는 마스가 프로젝트의 본격화와 함께 조선업 사업도 재편하기로 했다.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 산하의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병키로 한 것으로, 방산 기술·실적·생산 역량을 결집해 급증하는 해외 방산 진출 기회를 잡아 글로벌 리더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HD현대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그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는 지난달 2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양사는 향후 임시 주주총회 및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올해 12월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새롭게 출범할 계획이다.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 및 수출 실적을 보유한 조선사로서,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자격인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기도 했다. 여기에 HD현대미포가 갖춘 중형선박 생산설비와 인력을 결합하면 보다 다양한 함정 신조·MRO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통합법인 출범 이후 글로벌 방산 분야에서 HD현대의 경쟁력이 대폭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은 글로벌 1위 중·대형 조선사 간 합병이라는 점에서 종합 역량과 함께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HD현대는 양적‧질적 대형화와 함께 시너지를 극대화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HD현대는 HD현대중공업과 조선 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투자법인도 올 12월 싱가포르에 설립하기로 했다. 이 법인은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현대중공업필리핀, HD현대비나(두산비나·가칭) 등 해외 생산 거점을 관리하면서 신규 야드 발굴과 사업 협력 등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시장에서도 HD현대의 사업재편에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한-미 간의 조선업 파트너십은 수주기반 확대 기회로 작용, 군함 MRO 사업 및 신조 시장 진출 가능성도 있다”면서 “계열사 간 인프라 통합으로 사업역량이 강화돼 중장기 신용도 방향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