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정상회담 뒤 대미 투자 확대한 뒤 체포"닛케이 "다른 외자 기업 공장도 대상… 경계감 커질 듯"
  • ▲ 미국 이민당국이 공개한 현대차-LG엔솔 이민단속 사진 ⓒICE
    ▲ 미국 이민당국이 공개한 현대차-LG엔솔 이민단속 사진 ⓒICE
    미국 이민 당국이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400여명을 구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언론은 "한국과 일본의 경제협력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라고 지적했다. 

    7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미 양국이 8월 정상회담을 했고 한국이 대미 투자 확대를 약속했으나 양국 경제 협력의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LG엔솔-현대차의 배터리 공장은 조 바이든 전임 미국 행정부 당시 건설이 결정됐으나 한국의 대미 투자 대표 사례"라면서 "미국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 단속을 강화하면서 현지에서 공장을 짓는 한국·일본 기업들이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한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자를 유치하면서도 외국 기업 노동자에게 비자를 충분하게 발급하지 않아 현지서 바로 고용할 숙련 노동자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를 확대하라고 요구하면서 동시에 외국인 노동 단속을 강화하는 미국 정부의 행보가 기업들에 이중적 신호를 주고 있다"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향후 투자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이민국의 단속이 아시아계 등 다른 외국 투자 기업들의 공장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면서 "일본을 포함해 미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외국 기업에서 경계감이 강해질 것"이라 보도했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이민세관단속국(ICE)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조지아나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 체류자 단속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을 연행했다. LG엔솔 본사 소속 직원 47명을 포함해 하도급 협력사 직원이 다수를 차지했다. 

    체포된 한국인들은 비즈니스·계약 목적의 'B1' 비자와 단기 체류용 무비자인 'ESTA'를 소지했며 이들 비자는 모두 미국에서 급여를 받는 육체노동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