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질 개선과 신성장 동력 확보남대문 메리어트 인수 이어 또 성공 이지스자산운용까지 따낼 지 '주목'
  • 태광그룹이 애경산업을 품을 전망이다. 두둑한 현금 자산을 기반으로 4000억원대 가격을 제시하며 강력한 인수의지를 보인 결과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꾸려진 컨소시엄을 애경산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AK홀딩스, 애경자산관리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약 63%다. 애경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 5일 기준 4294억원으로, 시가로는 2705억원에 해당한다. 

    태광산업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인수가액을 4000억원 이상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태광산업은 이번 인수전에 자회사인 티투프라이빗쿼티(PEF)를 중심으로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뛰어들었다. 함께 숏리스트에 올랐던 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는 최종 제안서 제출을 지연해서 내는 등 인수의지가 태광산업보다 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인수제안서에는 최근 영업력이 약해진 애경산업에 신규 투자를 더해 기업 가치를 올리고, 'K뷰티'의 영토를 확장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기업 가치를 인정해 줄 수 있는 원매자를 찾던 애경산업 입장에서는 태광이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였다는 평가다.

    지난 10여년 간 투자가 중단됐던 태광그룹은 그동안 실탄을 차곡차곡 쌓으며 신규 투자를 저울질 해왔다. 태광산업의 올 2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4조1589억원에 달한다. 

    올해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애경산업 인수까지 거머쥐며 본격적인 기업 체질 개선과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외에도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도 숏리스트에 올랐고 섬유·화학의 업황 불황 속에 중국의 스판덱스 공장을 철수하는 등 사업적 결단도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선 태광의 성공적인 기업인수합병(M&A)가 차곡차곡 쌓이며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복귀시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 데다, 대주주로 머무르는 것보다는 사업 전면에 나서서 진두지휘하는 쪽이 그룹의 성장 전략에 힘을 실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