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390선 돌파 … 사상 최고치 행진한국 1인당 GDP, 22년 만에 대만에 추월될 전망전문가 성장 둔화와 대응 경고
  • ▲ 개장하자마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코스피가 장중 거듭 최고 기록을 경신한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개장하자마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코스피가 장중 거듭 최고 기록을 경신한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처음으로 3390대까지 치솟았다. 정부의 증시 부양책, 미국 금리 인하 기대, 반도체주 강세가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2년 만에 대만에 역전당할 전망이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 3390선 돌파…한국 1인당 GDP, 22년 만에 대만 추월 전망

    14일 정부와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7430달러, 대만은 3만8066달러로 예상된다. 

    불과 상반기까지만 해도 대만이 내년부터 한국을 넘어설 것으로 보였지만, 한국의부진과 대만의 고속 성장이 맞물리며 그 시점이 한 해 앞당겨졌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와 대만 통계청이 이달 10일 제시한 1인당 GDP 전망치를 단순 비교한 결과다.

    한국은 지난 2003년 처음으로 대만을 제치고 1인당 GDP 격차를 벌려왔다. 2018년에는 양국의 차이가 1만 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대만은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 가속도를 높였고, 지난해에는 한국(3만5129달러)과 대만(3만3437달러)이 근소한 차이를 기록했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 될 경우 한국은 대만에 22년 만에 역전당하게 된다.

    특히 올해 2분기 대만의 실질 GDP는 전년 동기 대비 8.01% 증가, 2021년 2분기(8.28%)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만 통계청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3.10%에서 4.45%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한국의 2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0.7%, 작년 동기 대비로는 0.6%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정부는 올해와 내년의 실질 GDP 성장률도 각 0.9%, 1.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올해 잠재성장률(1.9%)을 계속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상징적인 1인당 GDP 4만달러도 대만이 한국보다 먼저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만 통계청은 내년 자국 1인당 GDP가 4만1019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은 3만8947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한국은행이 내놓은 내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1.6%로, 정부 예상치(1.8%)보다도 낮다. 이에 따라 실제 1인당 GDP는 전망치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원화 약세가 장기화하며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에 근접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대만과의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정치권, 성장 둔화와 정책 대응 우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은 AI 붐 속에서 테크 기업들이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며 잠재성장률이 3%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며 "반면 한국은 2% 미만에 그쳐 양국 간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 테크 기업들의 위상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대만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한 대응 전략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주식시장 관심과 관련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주식시장에 대통령이 너무 관심을 갖고 매일 주식시장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면 다른 큰일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100일을 맞은 이재명 정부에 대해 "주식시장은 수요 공급 원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것으로, 정책 과정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변경시키면 경제 정책을 제대로 끌고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며 관련 발언을 이어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