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IPO 재추진 전망… 1500억 루피 규모구주매출 방식… 성공 시 즉시 현금 수혈 효과R&D·신사업 투자 재원… 재무구조 개선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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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내달 인도 법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가전 수요 둔화, 중국과의 경쟁 심화, 일회성 비용 부담 등으로 당분간 현금창출력이 약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PO 성패가 LG전자의 생존 전략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19일 인도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10월 초 1500억 루피(한화 약 2조3700억원) 규모 인도 법인 IPO를 추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모건스탠리,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주관사로 참여해 흥행에 힘을 보탠다.이번 IPO는 신주 발행이 아닌 구주 매출 방식으로 진행된다. LG전자는 인도 법인 지분 15%(약 1억1820만 주)를 매각할 계획이다. 조달 자금은 인도 법인이 아닌 한국 본사로 직접 유입된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약 1조2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단번에 들어오게 되는 셈이다. 차입 없이도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확보한 자금은 인도 내 생산 확충과 전장·AI·로봇 등 전사 차원의 미래 투자 재원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앞서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12월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예비 투자설명서를 제출해 올해 3월 최종 승인을 받았다. 당초 4~5월 IPO를 계획했으나 주식시장 변동성과 낮아진 기업 가치 등으로 일정을 연기했다. 내년 3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하는 만큼 시기를 더 늦출 수는 없는 상황이다.특히 연말은 글로벌 휴가시즌으로 외국 기관의 참여가 저조할 수 있는 반면, 10월은 힌두교 최대 축제인 ‘디왈리’ 전후로 투자심리와 자금 여력이 개선되는 시기다. 실제로 인도 IPO 시장은 디왈리 전후로 대형 상장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LG전자가 이 기간을 선택한 것으로 관측된다.LG전자에게 인도 IPO 흥행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단순 기업 가치 제고를 넘어 단기적으로 줄어든 현금창출력을 보완하고, 중장기적으로 신사업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다.LG전자는 최근 몇 년간 수요 정체와 중국 제조업체들의 가격 공세로 수익성이 꾸준히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은 약 3조8000억원으로 전년(5조9000억원) 대비 35% 급감했다. 같은 해 연구개발(R&D) 지출은 4조7632억원으로 늘었고 투자성 집행(유형·무형·관계사투자 취득 합계)도 4조2573억원으로 늘었다. 유형자산 취득은 줄었지만 무형자산 취득과 관계사·조인트벤처 투자 등이 확대되며 총 집행은 늘었다.특히 지난해 집행한 R&D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AI 홈,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먹거리 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강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불황에도 미래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만 재무 측면에서는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여기에 당분간 실적 반등을 통한 수익성 회복도 쉽지 않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회복 시점은 불확실하고,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관세, 환율과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방어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조7352억원, 영업이익 63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4.4%, 영업이익은 46.6% 감소한 규모다.이에 국내에서는 희망퇴직으로 고정비 지출 감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MS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전 사업부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50세 이상 및 저성과자 구성원이 대상이며, 최대 3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2년치 자녀 학자금 등을 지급한다. 당초 TV가 포함된 MS사업본부에 한해 추진하려 했으나 타 조직에서도 인력 선순환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전사로 확대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LG전자가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은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관세 충격 등으로 인도 증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 “제시된 가격 밴드가 투자자 기대와 잘 맞아떨어지고,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과 개인의 참여가 얼마나 활발하냐가 흥행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