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불닭볶음면, CJ제일제당 비비고, GS25 PB 등 전용 매대 선봬관광객 뿐만 아니라 일본 현지 소비자 접점 확대 효과돈키호테, 2025년 회계년도 기준 매출 1조엔 ↑
-
- ▲ 일본 시부야에 위치한 메가돈키호테 시부야 본점 전경ⓒ조현우 기자
일본에서의 한류는 더 이상 공연장과 스크린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일상으로 스며든 한류는 식탁과 소비 현장에서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1020세대에 녹아든 이른바 4차 한류는, 일본 시장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특정 성별과 연령대를 넘어 일본 남녀노소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류를 뉴데일리가 일본의 수도이자 문화·관광의 중심지인 도쿄에서 살펴봤다.식품업계가 일본 돈키호테(ドン・キホーテ) 입점을 이어가고 있다. 돈키호테는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일본 현지 소비자들의 ‘데일리 쇼핑’ 채널로 성장한 종합 할인매장인 만큼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다.지난 9월 17일 일본 도쿄구 시부야에 위치한 메가돈키호테 시부야본점은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발걸음을 떼기 어려웠다.지하 2층부터 지상 7층까지 한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는 메가돈키호테 시부야본점은 냉동식품·정육·계란 등 식재료부터 화장품·과자·의약품·담배·주류·유아용품·의류·주방용품·전자제품 등 사실상 생활에 필요한 전 카테고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
- ▲ 이곳에서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조현우 기자
이곳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SKU(재고 관리 단위)는 10만을 넘는다. 3만~5만개 수준인 한국 대형마트의 두배에 달하는 숫자다.CJ제일제당, 삼양식품, 농심 등 주요 국내기업들은 돈키호테 입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게 이용하는 채널인 만큼 새로운 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시부야 등 관광지역 점포의 경우 외국인 비중도 높아 다양한 측면에서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메가돈키호테 시부야본점의 경우 관광지 특성상 ‘킷캣’, ‘이치란 라멘’ 등 선물용 제품들이 주력으로 배치됐다. 한국 제품 매대의 경우에는 지하 1층에 위치해있었다. -
- ▲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전용 매대를 통해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조현우 기자
지하 1층은 이른바 일배상품들이 주로 구성돼있다. 일배상품이란 ‘닛빠이쇼쿠힌(にっぱいしょくひん)’을 한국식으로 읽은 것으로, 말 그대로 일일배송식품이다.
유통기한이 짧아 매일 또는 자주 배송돼야 하는 것들로 우유나 두부, 신선식품, 빵 등이 포함된다.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었다. 한국식품코너 앞에 별도의 대형 매대가 설치돼 불닭볶음면과 까르보불닭, 콰트로치즈 불닭볶음면 용기 제품이 가득 진열돼있었다.이외에도 탱글 봉지면과, 불닭볶음면 양념치킨맛 등 일본 한정 메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비비고 전용 매대도 눈에 들어왔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돈키호테와 협업을 통해 200여개 돈키호테 매장에 비비고 브랜드 전용 매대를 입점시킨 바 있다.전용 매대에는 비비고 김스낵과 컵우동, 국물요리, 소스와 1분링 등 일본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17종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
- ▲ 하이트진로 참이슬 역시 전용 매대를 통해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조현우 기자
농심 역시 2007년을 시작으로 현재 신라면을 포함한 25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돈키호테를 통한 연 매출은 100억원 규모다.GS리테일도 돈키호테와 손잡고 GS25 PB인 유어스(YOUUS)와 차별화 상품을 일본 돈키호테 전역 매장에서 선보인다. 해당 상품들은 일본 전역에 있는 약 400개 돈키호테 매장 내 전용 매대에 자리잡을 예정이다.돈키호테는 수량 중심의 대량 납품과 공격적인 판촉을 통해 빠르게 재고를 소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밀형태의 매장을 찾는 수많은 고객들에게 제품을 효과적으로 노출할 수 있기 때문. -
- ▲ 신주쿠역 인근에 위치한 돈키호테 신주쿠점. 메가돈키호테와는 달리 한국 라면 매대가 크지 않다.ⓒ조현우 기자
관광객 뿐만 아니라 일본 현지 소비자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로 돈키호테를 운영하는 팬퍼시픽인터내셔널 홀딩스에 따르면 2025년 회계연도 기준 할인점(돈키호테 등) 매출은 1조3569억엔을 기록했다.이 중 외국인 관광객들의 구매를 알 수 있는 면세 매출은 전년 대비 48.5% 늘어난 1742억엔을 기록했다.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돈키호테 점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 전역에 위치한 650여개 매장을 두고 볼 때 이들의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즉, 주요 소비자는 일본 현지 소비자라는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돈키호테 입점에 공을 들이는 것은 ‘데일리 쇼핑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현지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시장 반응을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