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단독제품 위주로 매대 구성 … 차별화에 따라 방문 형태도 바뀌어식품·비식품 큰 차이 없어 … 한국 편의점과 가장 큰 차이점가공식품류 외에도 의류·문구까지 PB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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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자역 인근에 위치한 편의점 로손 전경ⓒ조현우 기자
일본에서의 한류는 더 이상 공연장과 스크린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일상으로 스며든 한류는 식탁과 소비 현장에서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1020세대에 녹아든 이른바 4차 한류는, 일본 시장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특정 성별과 연령대를 넘어 일본 남녀노소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류를 뉴데일리가 일본의 수도이자 문화·관광의 중심지인 도쿄에서 살펴봤다.“저는 세븐일레븐파(派)입니다. 제품 퀄리티가 높다보니 신제품이 나와도 믿고 도전할 수 있거든요.”지난 9월 18일, 도쿄에서 만난 한 한국식품기업 담당자는 “도시락이나 음식이 수준이 매우 높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그는 또 “아내는 로손을 즐겨가는데 디저트나 유제품류가 다양하고 맛있기 때문”이라면서 “각 편의점마다 PB나 독점제품이 차별화돼있어서 거리가 멀더라도 일부러 찾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함께 동석했던 일본인 B씨는 “패밀리마트를 즐겨가는데, 구매 시마다 라쿠텐 포인트가 적립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 ▲ 주요 제조사 제품이 전면에 배치되는 한국 편의점과는 달리, 메인 매대에는 모두 PB 로고를 단 제품들로 구성돼있다.ⓒ조현우 기자
일본의 편의점은 주력 상품인 가공·냉장·냉동 식품 외에도 비식품과 서비스 등의 비중이 상당하다. PB 제품과 독점 제품은 물론, 생활 전반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실제로 일본프랜차이즈협회가 발표한 올해 8월 편의점 통계 조사 월보에 따르면 일일식품 매출이 3.4% 늘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35.4%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비식품(31.1%), 가공식품(29.15%), 서비스(4.4%) 순이었다. 평균 매출 신장률은 2.1%다.이는 식품 카테고리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편의점과 다른 구성비다. 실제로 마켓링크가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평균 매출 비중은 음료가 27.3%로 가장 많았으며 제과(20.3%), 주류(19.3%), 대용식(10.6%), 가공기타(6.2%), 유제품(5.7%) 등으로 식품카테고리 비중이 90%를 넘었다. 비식품 매출 비중은 8.4%에 불과했다. -
- ▲ 콘센트를 배치해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충전이 가능하게 한 취식 공간도 눈에 띄었다.ⓒ조현우 기자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약 사흘간 도쿄 시부야와 신주쿠, 긴자, 세타가야에 위치한 세븐일레븐·로손·패밀리마트를 둘러봤다.3개 브랜드사의 공통점은 PB 제품을 메인 매대에 적극적으로 배치했다는 점, 식사 뿐만 아니라 휴식을 위한 공간을 크게 구성했다는 점이었다.특히 계산대 앞에서는 규모의 차이는 있었지만, 튀김류와 어묵 등을 판매하는 매대가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어떤 매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로손은 유제품과 디저트에 강하다는 말처럼 다양한 PB 중에서도 가공유가 눈에 띄었다. 국내 편의점 역시 PB유제품을 갖추고 있지만 ‘메인’은 아니다. 반면 로손에서는 주요 유업체 제품보다 PB제품이 전면에 배치돼있었다.실제로 볶은 아몬드, 캐슈넛 등 견과류를 비롯해 한입 간식거리 PB가 매대 한 켠을 모두 채우고 있었다. 된장국 등 국물 인스턴트 제품들도 메인 매대에서 별도 구획을 마련해 진열해두고 있었다.자체 브랜드 케이크류는 여전히 메인이었다. 실제로 2009년 9월 출시된 로손의 프리미엄 롤 케이크는 현재까지 누적 판매수가 5억개를 넘어섰다.인상적이었던 것은 휴식공간이었다. 라면이나 가공식품, 도시락을 데워 취식하는 공간에는 콘센트까지 마련돼있었다. 카페나 회사에서 개인이 충전하는 것을 ‘도둑질’이라며 자제하는 일본 문화 특성상 가장 의외였던 부분이었다. -
- ▲ 세븐일레븐은 PB를 가격대·종류별로 세분화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분했다.ⓒ조현우 기자
세븐일레븐은 여전히 도시락과 가공식품 등에 힘을 주고 있어보였다.현재 세븐일레븐은 냉장·신선·상온·가공·빵류·과자·아이스크림·냉동·유제품·청량음료·술·생활용품·건강뷰티·문구 등 편의점에서 다룰 수 있는 사실상 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특히 PB를 세븐 프리미엄, 세븐 프리미엄 골드 등 색으로 구분해 세분화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식품 위주의 PB를 배치한 만큼 매출 비중도 상당하다. 올해 2월 기준 세븐일레븐 점포 매출에서 패스트푸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8.3%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가공식품(27.1%), 신선식품(12.4%) 순이었다. 비식품도 32.2%를 차지했다. -
- ▲ 멀티 복사기는 단순 인쇄 뿐만 아니라 관공서 업무는 물론 일부 은행 업무까지 해결할 수 있다.ⓒ조현우 기자
매장 한 켠에는 멀티 복사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배치가 많을 수록 수익에 직결되는 편의점 특성상 상당한 공간을 복사기가 할애하는 것도 편의성을 위한 결정으로 풀이됐다.세븐일레븐 멀티복사기는 단순 복사와 인쇄 뿐만 아니라 고속버스 티켓, 보험 가입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
- ▲ 주요 편의점들은 매장에 따라 크기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튀김·어묵류를 계산대 옆에서 판매하고 있었다.ⓒ조현우 기자
패밀리마트도 PB 브랜드인 ‘파미아루’를 적극적으로 배치했다. 패밀리마트 역시 세븐일레븐과 마찬가지로 PB를 세분화했다. 도시락·샌드위치 등이 포함된 파미아루 키친과 빵류 카테고리인 파미아루 베이커리, 고급 제품 위주인 파미아루 프리미엄 등이다.PB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이어진다. 패밀리마트의 반복구매 상품 1~3위 모두 PB제품이다.패밀리마트는 제품 외에도 ESG와 연동된 다양한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전 지역에 퍼져있는 편의점의 특성을 활용해 일반 소비자와 도움이 필요한 곳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
- ▲ 패밀리마트 역시 PB를 세분화했으며, 각 지역에 퍼져있는 편의점의 특성을 활용해 지역사회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었다.ⓒ조현우 기자
실제로 ‘파미마 푸드 드라이버’는 가정에서 남는 음식을 학생들이 학교로 가져오면, 패밀리마트 관계자가 학교를 돌며 이를 회수해 필요한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형태다. 현재 패밀리마트는 전국 1만6000여개 점포 중 30%가 넘는 4750여개 점포에서 파미마 푸드 드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디지털 사이니지도 도입하고 있다. 광고 사업과 소매 공간을 연결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브랜드를 노출하고 가맹점과 본사가 이를 통한 수익을 배분하는 형태다.특히 2021년 출시된 PB브랜드인 콘비니언스웨어도 눈에 띈다. 통상 신선식품이나 가공식품 위주로 여겨지는 PB를 확대해 의류, 문구, 일용잡화 등으로 확대해 현재 100여개가 넘는 SKU를 운영하고 있다. -
- ▲ 패밀리마트 역시 PB 제품이 주력이다. 재구매 상위 3개 제품이 모두 PB 제품이다.ⓒ조현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