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1년' 쇄신에 쏠린 무게 … 윤곽 나타난 '비욘드 신세계'

취임 1년차를 맞은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첫 인사로 안정과 쇄신을 택했다.

순항하고 있는 계열사들은 핵심 역량과 사업을 영위한 수장들과 '성과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내린 반면, 경고등이 켜진 계열사의 경우 과감한 '인사로 쇄신'에 나섰다. 계열분리에 나선 이후 첫 인사를 맡아 정 회장이 그리는 '비욘드 신세계'에 대한 윤곽이 나왔다는 평이다.

26일 신세계그룹은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핵심 계열사인 백화점 부문은 박주형 신세계 겸 신세계센트럴 대표이사가 다시 한번 정 회장의 신임을 받으며 사장으로 승진했다. 

2023년 9월 발탁된 박 대표는 그간 경영과 성과를 인정받아 백화점 사업 키를 다시 쥐게 됐다.

이번 유임은 박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는 ‘신세계 명동타운’과 반포 ‘센트럴시티 개발’ 등 핵심 사업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앞서 취임 이후 본업 경쟁력 강화와 고급화를 기조로 미래 성장 투자를 위한 리뉴얼 등에 박차를 가해왔다.

면세사업인 신세계디에프는 ‘베테랑’ 이석구 신세계라이프쇼핑 대표이사가 소방수로 투입됐다. 현재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만큼, 이석구 대표의 방향이 사업 전반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2조6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35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 2·4분기 매출은 60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 늘었지만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그간 백화점 출신들이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만큼, 이석구 대표이사의 투입은 면세사업에 켜진 경고등을 정유경 회장이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에는 김덕주 해외패션본부장이 내정됐다. 그간 회사에서 착실히 쌓아온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끌 중책을 부여받았다.

코스메틱 부문에는 젊은 인재를 앞세웠다. 먼저 코스메틱1부분 대표에는 1980년생인 서미성 대표를 선임했다. 서 대표는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에서 뷰티 사업 혁신 전략 수립을 주도했던 전문가다.

코스메틱2부문 대표로 내정된 이승민 대표 역시 1985년생으로, 그룹 최초의 여성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유경 회장의 남편인 문 대표는 승진과 함께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도 겸직하게 됐다. 면세점으로 자리를 옮긴 이석구 대표의 공백을 메꾸고 온라인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 시너지에 강화에 나선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성과주의를 구현한 새로운 리더십을 토대로 본업 경쟁력 극대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