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 컨퍼런스 LGU+ 발표 세션 SKT 정보유출 거론현재 제목 수정된 상태 … LGU+ “언급할 의도 없었다”연이은 해킹사태로 예민해진 보안 이슈, 신경전 연출
  • ▲ ⓒ대한민국 사이버보안 컨퍼런스 홈페이지
    ▲ ⓒ대한민국 사이버보안 컨퍼런스 홈페이지
    해킹 사고를 계기로 통신사들 간 날카로운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 보안 컨퍼런스 발표 제목에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 정보 유출 사태를 언급하면서다. 제목은 수정돼 해프닝으로 끝나는 모양새지만, 해킹 마케팅으로 불거진 앙금이 쌓이고 있는 것.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예정된 ‘대한민국 사이버보안 컨퍼런스’에서 홍관희 LG유플러스 CISO·CPO가 발표하는 세션의 최초 제목은 ‘SK텔레콤 정보유출로 본 CPO와 CISO 역할’이었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세션 소개에는 ‘CPO와 CISO 역할’만 남고 앞부분에 있던 ‘SK텔레콤 정보유출로 본’ 부분은 삭제됐다. 다만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홈페이지에 있는 ‘유관기관공지 행사’ 게시물에는 여전히 앞부분이 붙어있는 등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제목이 즉각 수정되지 않았다면 자칫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것으로 비춰져 화근이 될 수 있었다. 

    지난 4월 SK텔레콤 사이버 침해 사고에 이어 KT 소액결제 해킹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통신사들이 보안 관련 이슈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심 교체와 소액결제 피해로 전국민적 관심이 쏠리면서 이통3사의 보안에 대한 경계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것.

    SK텔레콤 측은 홍관희 LG유플러스 CISO가 발표하는 세션 제목을 확인하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사에서 자사의 사이버 침해 사고를 교보재로 삼아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탐탁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SK텔레콤에서 관련 내용을 수정해달라고 직접 항의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LG유플러스는 주최 측이 정해준 강연 주제일 뿐, 해당 세션에서 SK텔레콤 정보유출 내용을 다룰 의도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바뀐 강의 주제를 진작에 통보했고 팜플렛에는 반영이 됐는데 사이트가 변경되지 않아 수정 요청을 한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당국에서 보안 문제로 조사받고 있는 입장에서 타사 사례를 언급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해프닝을 연이은 해킹 국면에서 이통3사가 보안 관련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초래된 신경전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 해킹사태 이후 위약금 면제로 번호이동 대란이 일어나자 경쟁사 악재를 활용해 마케팅에 이용하는 상황도 벌어지면서 이통사들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련의 해킹 사태가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전 번호이동 가입자를 빼앗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던 통신사들의 모습을 다시 불러온 것 같다”며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경쟁사 악재를 활용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