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드 빠른 코스메틱 부문에 1980년대생 첫 여성 CEO 전면 배치백화점·면세엔 정통맨·베테랑 기용 … 핵심 사업 안정성 강화남편 문성욱 라이브쇼핑 겸직 … 부부경영 색채 한층 짙어져
  • ▲ 정유경 신세계 회장
    ▲ 정유경 신세계 회장

    취임 1년차를 맞은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첫 정기 인사에서 안정과 쇄신을 동시에 선택했다. 26일 단행된 2026년 정기 임원인사는 젊은 피와 관록 있는 리더를 함께 기용하며 정유경 회사의 색깔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이 총괄하는 백화점 부문에서 신세계디에프,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3곳의 대표가 교체됐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젊은 리더들의 약진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부문에는 1980년대생 대표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서민성 신임 코스메틱1부문 대표(1980년생)와 이승민 코스메틱2부문 대표(1985년생)는 각각 뷰티 사업 혁신과 여성 CEO라는 상징성을 안고 선임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23억원,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0% 이상 급감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어 새 리더십의 실적 반등이 과제로 꼽힌다.

    반면 핵심 사업인 백화점, 대외 허가가 필요한 면세점 같은 승인사업 부문에는 관록 있는 베테랑 리더들이 발탁됐다.

    신세계백화점은 박주형 대표(1959년생)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신세계센트럴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40여년간 신세계에 몸담아온 정통 신세계맨으로 소비 둔화 우려 속에서 안정적 리더십을 강화할 적임자로 꼽힌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에는 조선호텔과 스타벅스를 거친 베테랑 이석구 대표(1949년생)가 선임됐다.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1·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협상이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 인사로 그룹 내 부부경영 색채가 한층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의 남편인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1972년생)가 기존 직에 더해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겸직하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이 필요한 영역에는 젊은 리더를 안정이 요구되는 분야에는 관록 있는 리더를 기용한 점이 눈에 띈다"며 "정 회장의 첫 인사는 신세계그룹이 앞으로 어떤 체질 변화를 택할지 보여주는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 ▲ 문성욱 시그나이트·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
    ▲ 문성욱 시그나이트·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