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등 품목 관세 발표 임박1대1 관세 부과 등 관세 부과안 윤곽삼성·SK '부담' … LG전자 '이중고' 협상 지연에 "최악의 시나리오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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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미국 대통령ⓒ뉴시스
반도체에 대한 미국 품목별 관세 내용이 구체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고민에 빠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생활가전, TV를 수출하는 LG전자 역시 사정권 안이다. 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2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수입 전자기기의 반도체 칩 수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도체가 들어간 전자 제품에 대해 25%를 부과해(영국과 EU는 15%) 핵심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복귀하기 위한 목적이다.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관세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를 납품하는 SK하이닉스 또한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미국 내 생산 물량과 해외 공장에서 수입하는 반도체 물량을 1대 1로 맞추기로 의무화할 것으로 예상돼서다.가령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HBM 100개를 생산하면 해외에서 제조해 미국으로 수입하는 HBM 100개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식이다.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미국 내에 공장을 짓고 있지만 당장 관세 충격을 대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전자 기기다. AI(인공지능) 기능을 고도화하면서 스마트폰과 가전, TV에도 수많은 고성능 반도체가 들어가는데 이에 관세 부담이 더해질 경우 비용 부담은 불가피하다.특히 생활가전의 경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함께 적용 받을 가능성이 높아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생산기지 재편 등 관세 정책에 대응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벌써부터 가전 시장은 현지 업체와 신경전도 거세다. 미국 월풀은 최근 미국에 수입되는 한국산 외국 제품들이 관세를 피하려 '언더밸류(실제 가격 보다 낮은 금액을 기입)'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근거 없는 일'이라며 맞섰지만 불안 요소는 남아 있다. 앞서 월풀은 2018년 외국계 가전 기업들이 불공정 무역 관행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수입 세탁기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끌어낸 바 있다.실제 관세 이후 대미 수출은 타격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9일 발표한 '미 관세 정책 이후 세계 수출 물동량 변화 및 시사점'에 따르면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 시행 이후 세계 수출 물동량은 20.8%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중국·캐나다·멕시코 등 미국의 8대 수입대상국안 항만의 일간 출항 물동량 전수 데이터를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16개 발표 시점과 11개 시행 시점의 단기 변화를 실증 분석한 결과다.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상황을 예의 주시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미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당장 대미 수출 규모에 맞춰 현지 생산 시설을 조정하거나 소비재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는 "한미 무역 협상이 지연될수록 기업들이 대미 수출에 대한 부담감을 떠안을 수밖에 없어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며 "현지 기업과 경쟁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안을 검토하며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