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톡 업데이트 이후 반발 … ‘쉰스타그램 됐다’ 혹평도정신아 대표, 안정적 카톡의 변화 배경에는 줄어드는 ‘체류 시간’메신저 플랫폼에서 SNS 플랫폼으로 … 톡비즈 성장동력이 배경
  • ▲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3일 카카오AI캠퍼스에서 'if(kakao)25) 컨퍼런스'에서 키노트 발언을 하고 있다.ⓒ카카오
    ▲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3일 카카오AI캠퍼스에서 'if(kakao)25) 컨퍼런스'에서 키노트 발언을 하고 있다.ⓒ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승부수가 시험대에 올랐다.”

    카카오가 15년만의 카카오톡(카톡) 대격변을 선언한 이후 따라붙는 평가다. 분위기는 예사롭지 않다. 카톡의 업데이트 이후 이용자 반발이 잇따르면서 각종 논란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시장의 반응부터 싸늘하다. 카카오의 주가는 카톡의 변화를 발표한 ‘if(kakao)25 컨퍼런스’ 직후 13.0% 가량 하락하며 시총이 3조원 가량 증발했다.

    이용자 사이에선 카톡을 두고 ‘쉰스타그램’이라고 수군거리고 있다. 연락처로 추가된 직장 상사나 거래처 등의 4050대 중년들의 프로필 사진이 친구목록 피드형 타임라인이 뜨면서 ‘쉰내 나는 인스타그램’이라는 비아냥까지 등장한 것. 

    이런 논란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측면도 있다. 카톡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메신저 플랫폼이다. 5000만 이용자 중 10%만 반발해도 500만명에 달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왜 이런 안정적 플랫폼인 카톡에 급격한 변화를 추진한 것일까. 

    29일 ICT 업계에 따르면 카톡은 최근 업데이트 이후 각종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카톡의 평점은 별 2.5개로 낮아졌다. 최근 업데이트 직후 별1개짜리 혹평 리뷰가 잇따르면서 평균 별점이 급락한 것. 업데이트 전 별점이 3.6개였던 것이 급격하게 하루가 다르게 내리막길이다. 카톡의 총 리뷰 개수가 312만개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 평점의 하락은 심상치 않다.

    시장의 반응도 싸늘하다. 카톡의 업데이트가 시작된 23일을 시작으로 카카오의 주가는 내리 하락세를 이어왔다. 카카오는 지난 26일 종가 기준 5만9300원에 거래되며 업데이트 직전인 22일 대비 13.0%가 하락했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if(kakao)25 컨퍼런스’ 직후 시작된 업데이트를 통해 ▲친구목록의 피드형 타임라인 전환 ▲숏폼 추가 ▲메시지 수정 기능 ▲보이스톡 녹음 등의 기능을 선보였다. 이 기능의 핵심은 메신저 플랫폼 카톡이 SNS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단순 메신저 역할을 넘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소통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셈. 이는 연락처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친구추가가 되는 카톡 플랫폼에게 있어서는 위험부담이 큰 승부다. 

    안정적으로 성장해온 카톡의 과감한 변화에는 정 대표의 위기감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성장을 이끌어온 카톡의 15년이 앞으로 15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정 대표는 ‘if(kakao)25 컨퍼런스’에서 “카카오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앞으로 15년 준비하고자 한다”며 “그 시작점이 바로 카카오톡의 개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카톡은 정체돼 왔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톡의 1인당 월 평균 사용시간은 2021년 8월 790분에서 2025년 8월 674분으로 4년 사이 약 2시간 감소했다. 같은 기간 틱톡, 인스타그램 등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8월 기준 틱톡과 틱톡라이트의 월 평균 사용시간은 각각 1061분, 1137분에 달하고 인스타그램은 1081분을 기록했다.

    카톡의 체류시간 감소는 사업의 정체로 이어지는 중이다. 카카오 플랫폼 부문 매출 중 가장 비중이 높은 톡비즈 매출은 지난 2분기 기준 5381억원 수준. 전년 같은 기간의 6.3% 성장에 그쳤다. 비즈니스 메시지 및 선물하기 등 커머스가 소폭 성장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 등장한 SNS에 상당한 자리를 내어줘 왔다. 

    정 대표가 ‘국민 메신저’ 카톡을 ‘국민 SNS’로 전환하겠다는 승부수도 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카톡의 친구목록이나 카톡 숏폼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광고가 추가된 것도 대표적인 수익 모델로 꼽힌다.

    이런 정 대표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빚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카톡 업데이트에 대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카톡은 여전히 대체하기 힘든 ‘국민 메신저’다. 카카오도 최근 이용자 반발을 의식해 개선에 착수하는 중이다. 

    단적으로 카카오는 최근 숏폼에 대한 미성년자 보호조치를 추가했고 용자환경(UI)이 이용자에게 피로감을 준다는 피드백을 반영해 상태 메시지, 생일 알림 크기를 조정하는 등 마이너 업데이트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톡의 사용자가 워낙 많다보니 일부만 반발하더라도 그 수가 기하급수로 커지는 측면이 있다”며 “AI 도입 등을 통한 편의 기능이 반영이 10월로 미뤄졌지만 향후 도입 이후에는 여론이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