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여파로 3Q 적자 전망 … 유영상 대표 거취는내년 3월 임기 만료 앞둔 김영섭 KT 대표, 사퇴 압력 거세올해 첫 임기 홍범식 LGU+ 대표도 해킹 사정거리
  • ▲ 왼쪽부터 유영상 SKT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홍범식 LGU+ 대표.ⓒ각사
    ▲ 왼쪽부터 유영상 SKT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홍범식 LGU+ 대표.ⓒ각사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통신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가오는 연말 정기 인사에 대표이사의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사실 KT를 제외하면 올해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CEO의 남은 임기가 1년 이상이라 안정적 인사가 유력하게 전망돼 왔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터진 사이버 침해 사고로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이로 인해 올해 인사의 관전포인트 ‘해킹 후폭풍’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다가오는 2026년 정기 인사를 앞두고 CEO의 거취가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해킹사건 이후 CEO 교체 가능성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어서다. 

    먼저 SK텔레콤은 해킹 사고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다. 지난 4월 SKT 가입자 유심 정보가 통째로 유출된 이후 무상 유심 교체 및 7월 요금제 절반 감면, 12월까지 이어지는 50GB 데이터 추가 지급 등의 조치는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SKT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1% 감소한 3383억원을 기록했고, 3분기에는 적자전환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해킹에 따른 정부의 과징금 규모만 1347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유영상 SKT 대표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일찌감치 거론돼 왔다. 이에 따른 후속 인사에 대한 하마평까지 도는 상황. 

    다만 유 대표는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해 2027년까지 임기가 남은 상황. 특히 SKT의 1순위 과제였던 AI 체질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주역이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SKT는 최근 국가 대표 AI 기업 5곳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SK그룹은 유 대표의 해킹과 AI 성과를 두고 저울질을 하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SKT가 지난 4월 해킹 후폭풍을 겪고 있다고 하면 KT는 현재진행형이다. KT는 지난달 무단 소액결제 사건으로 362명, 총 2억4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 초소형 기지국이 활용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기지국 관리의 총체적 문제가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이 외에도 수차례 말이 뒤집히거나 뒤늦게 서버의 해킹 정황이 발견되는 등 은폐 의혹까지 받는 중이다.

    김영섭 KT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도 거세다.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라 올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해킹 사건으로 연임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24일 국회 과방위 대규모 해킹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소환된 그는 국회에서 사퇴하라는 질타에 대해 “지금은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이통 3사 중에선 가장 안정적인 임기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말 LG유플러스 대표로 선임된 그는 올해가 임기 첫해기도 하다. 다만 역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최근 미국의 보안전문지 프랙은 지난 7월 북한의 해킹그룹 ‘김수키’ 서버에서 LG유플러스 내부 서버 8938대와 계정 4만2526개, 직원 167명의 정보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재까지 해킹 정황이 없다고 부정하고 있지만 협력사인 시큐어키는 한국인터넷진흥원에 해킹 사실을 자진신고한 바 있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에 자료 제출을 통해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다.

    경우에 따라 해킹 흔적이 발견될 경우에 역시 CEO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한 해에 이통3사 모두가 해킹에 거론되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며 “이에 따른 연말 인사의 불확실성도 어느때 보다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