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개편 후폭풍…홍민택 CPO 토스식 문화 이식 논란이승건 토스 대표 "악성 탑다운, 토스 방식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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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민택 카카오 CPO(前 토스뱅크 대표)ⓒ카카오.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이용자 반발을 넘어, 개편을 주도한 토스 출신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의 리더십과 조직문화 문제로 확산되며 카카오와 토스 간 문화 충돌로 번지고 있다.여기에 이승건 토스 대표가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논란에 무게가 더해졌다.이승건 대표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토스답게 일하는 문화의 핵심은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가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라며 "보고받는 임원이 아니라 실제 실무를 담당하는 팀원들이 회사를 대표하는 결정을 한다는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이어 "이 전제가 단지 구호나 형식으로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강력한 지배문화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임원도(그리고 다른 IC들도) 특정 실무자들의 업무에 대해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비평할 수 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런 전제가 없는 채 임원의 강력한 의견 개진만 존재한다면 그건 그저 악성 톱다운 문화에 불과하며 토스가 일하는 방식과 하등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
- ▲ ⓒ이승건 토스 대표 페이스북 캡쳐.
이 같은 메시지는 최근 카카오 내부에서 불거진 '토스식 독단' 비판과 정면으로 교차한다.카카오에서는 토스뱅크 대표 출신인 홍민택 CPO가 반대 의견을 제기한 개발자들을 '카무원(카카오+공무원)'이라 부르며 배제했다는 증언까지 나오며, 강압적 리더십이 조직 문화를 왜곡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문제의 카톡 개편은 홍 CPO가 주도해 "이용자 경험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추진됐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 업데이트 직후부터 인터페이스 혼란과 기능 불편에 대한 민원이 폭주했고, '국민 메신저'를 왜 실험 대상으로 삼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점진적 적용이나 선택권 제공 없이 한 번에 밀어붙이는 방식도 논란을 키웠다.홍 CPO는 1982년생으로, 토스 신화를 일군 핵심 인물 중 하나다. 정보기술(IT)과 금융업계를 두루 거쳐 토스뱅크 대표까지 오른 그는 당시 만 39세로 시중은행 행장들보다 스무 살 가까이 젊었다. '매일 이자 받는 예금', '선이자 지급 예금', '매주 자동이체 적금' 등 기존 금융권에서는 보기 힘든 파격적 상품을 내놓으며 토스뱅크의 흑자 전환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2023년 3월 임기를 마친 뒤 카카오에 합류해 카카오톡과 카카오맵을 비롯한 서비스 개발·보완을 총괄하고 있다.그러나 카카오 입성 이후 그의 리더십을 두고는 "카카오 조직문화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홍 CPO는 카카오에 출근하자마자 토스식 조직 편제와 공지·보고 체계를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의 업무용 메신저를 '카카오워크'에서 '슬랙'으로 교체하는 등 토스 공식 체계를 이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슬랙은 토스 전 계열사에서 업무용으로 사용되는 대표적 협업 도구다.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승건 대표가 직접 카카오를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정황상 홍민택 CPO를 둘러싼 리더십 논란과 겹치면서 토스식 조직문화 비판에 대한 우회적 해명·방어로 해석되는 분위기다.그가 "실제로 누군가의 결정이 회사에 큰 피해가 가는 결과가 되더라도 임원과 팀원들 모두 이 불행한 결과를 공동의 결정으로 인식하고, 문제를 어떻게 최소화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며 "그 피해를 일으킨 팀원을 외부화하거나 조롱하는 건 토스답게 일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한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한편 카카오는 지난달 29일 논란이 된 친구목록을 원상 복구하고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의 '소식' 메뉴에서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이용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비스 불편에다 조직문화 갈등까지 겹치며, 카카오는 내외부 신뢰 회복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