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손 잡고 美 주도 초대형 AI프로젝트 참여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 韓 양대 기업 기술력, 글로벌 무대로글로벌 AI 공급망 입성해 'AI 인프라 허브 국가'로 입지 공고화정부도 AI 관련 제도 개선 및 투자 계기 마련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LOI(의향서) 체결식'에서 악수하는 모습. ⓒ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LOI(의향서) 체결식'에서 악수하는 모습. ⓒ삼성전자
    삼성과 SK가 글로벌 AI(인공지능) 선도 기업인 오픈(Open)AI와 손잡고 미국 중심의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에 본격 참여하면서 한국 AI 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산업 전반의 인프라 역량을 보유한 두 그룹이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추적 파트너로 나서면서 한국이 세계 AI 중심국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4개 계열사(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중공업)는 전날 오픈AI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LOI(Letter of Intent, 의향서)를 체결했다.

    같은 날 SK그룹 역시 오픈AI와 HBM 메모리 공급 협력과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AI 인프라 동맹에 동참했다.

    이번 양대 그룹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에 투입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물리적 인프라 전반에 걸쳐 전략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 방점이 찍힌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경영진들이 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만나 메모리 공급 의향서(Memory Supply LOI)와 서남권 AI DC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SK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경영진들이 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만나 메모리 공급 의향서(Memory Supply LOI)와 서남권 AI DC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SK
    ◇ AI 인프라 중심국으로 도약 '첫 발' … 韓 산업계 전반에 '레버리지 효과'

    오픈AI는 현재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 오라클 등과 함께 5000억 달러(약 680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차세대 AI 모델 학습을 위한 슈퍼컴퓨터와 데이터센터를 미국을 중심으로 설립해 폭증하는 AI 수요를 수용하고 새로운 '메모리-컴퓨팅' 아키텍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글로벌 프로젝트에 한국의 대표 ICT 기업들이 핵심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 자체가 의미가 깊다. 삼성은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및 패키징 기술을, SK는 세계 1위의 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오픈AI의 AI 모델 성능 극대화에 직접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AI 학습 및 추론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고성능 패키징 등 전 공정 역량을 갖춘 글로벌 종합 반도체 기업이다. SK하이닉스는 HBM 공급 능력 세계 1위로, 이번 협약을 통해 월 90만 장 이상의 HBM 공급 요청에 대응 가능한 생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HBM 수요의 두 배를 초과하는 규모다.

    이번에 삼성과 SK그룹의 협력은 한국 산업 전반이 참여해 'AI 인프라 허브 국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SDS는 오픈AI와 함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공동 설계·운영에 나서며 국내 기업들에게 오픈AI의 GPT 모델을 업무 시스템에 도입하는 컨설팅·운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GPT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서비스의 국내 리셀러 역할을 수행하게 돼 한국 기업들의 AI 도입 장벽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 역시 한국 서남권 지역에 '한국형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한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AI 추론과 학습에 최적화된 인프라로, 향후 동서 간 AI 벨트를 완성하며 지역균형 발전과 함께 K-AI 생태계 확장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이에 더불어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해상에 설치되는 '플로팅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을 통해 친환경, 공간 효율성 측면에서 차세대 인프라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 한미 AI 경제동맹 강화 … "글로벌 AI 리더십의 전략 축"

    삼성과 SK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는 한미 간 AI 경제동맹 강화라는 외교·경제적 효과도 수반한다. 한국은 반도체·통신·인프라 분야에서 강점을, 미국은 AI 기술 선도력을 갖춘 이상적 파트너로 양국 간 상호보완적 협력이 기대된다.

    정부 또한 이러한 민간 차원의 글로벌 협력을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로 간주하고 관련 제도 개선 및 투자 지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AI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이제 기술 개발을 넘어 인프라 전쟁으로 확전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삼성과 SK라는 한국 대표 ICT 그룹이 오픈AI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핵심 축을 담당하게 된 것은, 단순한 수주 계약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의 격을 높이는 일로 평가된다.

    이번 기회로 한국이 글로벌 AI 데이터 흐름과 계산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며 AI 시대의 산업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